아마존 국내 진출에 바빠진 이커머스 업계

2021-09-07 11:16:34 게재

이베이코리아, 이탈리아 직구로 대응 나서

쿠팡, 중국 상해무역공사 설립 상품 다양화

롯데온, 명품 육아용품 직구 라인업 확대

11번가가 세계 최대 이커머스 아마존과 손잡고 국내 진출을 알리자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7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각 업체들이 아마존에 맞서 손쉽게 해외직구를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정비하고 있다. 전체 판매액에 비하면 해외직구 매출 비중은 크지 않지만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이커머스업계 최초로 이탈리아 무역공사와 손잡고 '이탈리안 파빌리온' 운영을 시작했다.

이탈리아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패션과 명품에 대한 직구 수요가 높은 나라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는 생활용품과 식품을 공략 포인트로 잡았다. 그동안 직구 구매 대상이 명품과 패션, 가전 등이 주를 이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대상이 확대된 것에 따른 수혜를 노렸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9도 최근 해외직구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대응에 나섰다. 중국상품 직구 전문관 '니하오! 갓성비'를 새롭게 열고 직구상품에 집중키로 했다. 전 상품을 무료배송하고, 관세와 부가세 포함 가격으로 판매해 환율 등 추가 계산할 필요없이 간편하게 구입할 수 있다. 결제 역시 평소 쓰던 카드와 계좌이체, 간편결제를 모두 지원한다.

G마켓과 옥션도 최근 '차이나위크'를 열어 합리적인 가격대와 성능을 인정받은 인기 해외직구 상품을 최대 50% 할인해 판매했다.

쿠팡도 해외 직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쿠팡은 중국 상해에 '쿠팡상해무역유한 회사'를 설립하고 중국 현지상품 조달전략을 마련 중이다. 쿠팡 상해법인은 미국법인과 마찬가지로 현지 전초기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해외정품 보증 절차를 마련하는 한편 직매입 방식을 통해 해외직구 배송 기간을 대폭 줄였다. 쿠팡은 아마존에 대응해 금액대별 최대 2만원 쿠폰 등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쿠팡 로켓직구 서비스는 와우 회원에게 무료배송을 제공하고 평균 배송기간도 3~4일에 불과하다. 쿠팡 앱 내에서 구매가능한 해외직구 상품수는 800만여개 정도다. 아마존 글로벌스토어 상품 경쟁력을 따라잡기 위해서 상품군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온도 지난해 말 '엘부티크 해외 직구 서비스'(사진)를 열고 대응에 나섰다. 유럽 현지 명품 편집숍에서 직접 구매한 후 발송하는 방식으로 명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달 초에는 '해외 직구 육아용품 특별전'을 통해 육아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대표 브랜드 상품을 최대 30% 할인 가격에 판매했다.

GS리테일은 블록체인 기반 명품직구 서비스 '구하다'에 20억원을 투자한 후 지난 4월 명품 해외직구 서비스 'GS 구하다'를 선보였다. 유럽 명품매장에 입고되는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구매하는 모바일 전용 서비스다. 상품 입고부터 배송 등 유통 전 과정을 블록체인으로 관리하고, 정품 이력 조회가 가능하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협력을 통해 직구는 물론 역직구까지 포함한 쇼핑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올해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 'Z홀딩스' 통합 경영이 이뤄지는 만큼 네이버 해외직구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영국·이탈리아·독일·호주 등 판매국가를 다양화하고 있으며, 전 세계 다양한 판매자들이 입점해 상품 수가 많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이 11번가를 통해 한국에서 사업을 본격화하면 해외 직구 진입장벽은 더 낮아지고 배송 경쟁으로 불이 옮겨 붙을 것"이라며 "풀필먼트 시스템을 갖춘 이베이코리아, 쿠팡 등이 유리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11번가 2020년 기준 거래액은 약 10조원 수준이고 미국 직구시장 규모는 연간 약 1조7000억원"이라며 "11번가가 미국 직구시장 50% 이상을 흡수할 경우 11조원 수준으로 증가할 수 있어 존재감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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