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한다', 동전의 양면 … 빠른 성과 뒤 '거센 논란'

2021-09-09 11:31:32 게재

인사·재난지원금·일산대교

'대화와 타협' 미흡 지적

토론 과정 중 '국민' 소환

"민주주의, 결과보다 과정"

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경선에서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캐치프레이즈는 '한다'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의 성과와 속도를 앞세워 '약속을 지킨다'는 점을 강조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사생활 등 약점에도 불구하고 충청지역의 권리당원과 대의원들에게 과반의 득표를 받아내 사실상 압도적 지지를 확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지사의 속도전과 성과주의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의 인사, 정책 등 의사결정 과정에서 대화와 타협을 건너뛴 채 결과에 치중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민생 관련 법안을 '날치기라도 통과시켜야 한다'거나 토론 중에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며 설득보다는 '국민'을 소환하는 방식 등이 도마 위에 올라있다.
경기도 제2호 특별생활치료센터 살펴보는 이재명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오후 경기도 제2호 특별생활치료센터로 운영되는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인재개발원 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8일 이한상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일산대교 사태를 통해 바라본 이재명의 잘못된 경제관념과 수권능력'이라는 제목으로 "이재명 지사가 일산대교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그는 시장경제를 운용할 기본적 철학과 이해가 전무하며, 어려운 문제를 대화와 타협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인성과 자세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명 지사는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를 내걸며 다음달 중 국민연금이 갖고 있는 관리·운영권을 취소하고 공익처분하겠다고 했다. 이는 이 지사의 공약 중 하나다. '한다'의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이 지사의 결정이 국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 재정에 타격을 줄 수 있고 민자사업 구조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지사가 SOC라는 공공재, 국민연금의 역할, 경기도민의 긍정적 여론 등을 내걸고 있지만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이 과정에서 이 지사는 공론화를 통한 대화와 타협보다는 속도와 성과를 선택했다.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과 자진사퇴 과정에서도 '국민 눈높이'보다는 '능력 평가'에 치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과'를 내면 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황 내정자의 발언 등에 대한 검증을 "명백한 전문성을 부인당하고 친일파로 공격당하며 친분에 의한 '내정'으로 매도"된 것으로 봤다. "선을 넘은 발언에 대해 저 역시 우려했다"면서도 "그러나 정당한 절차를 통해 공인으로 기여하고자 했던 한 시민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삶의 모든 걸 부정당한 참담한 상황에는 더욱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정부와 국회에서 결정된 재난지원금의 88% 지급을 경기도에 한해 100%로 전환하는 '전도민재난지원금 지급' 으로 결정하는 과정도 깔끔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정부와 여당에 대한 설득작업이 미진했고 도 의회와의 조율도 거칠었다는 비판이 당내에서 나왔다.

토론 태도에 대해서도 지적이 많다. 특히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대출 등 기본시리즈 재원이나 부작용 문제제기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해명을 요구하는 정세균 전 총리와 박용진 의원의 집요한 질문에 "국민은 이해할 것"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며 '국민'을 소환하며 마무리짓곤 했다. 이견이 많을 때 대통령이나 정치적 리더가 '국민'을 자주 언급할 경우엔 '반대의견을 듣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민주주의는 결과보다 절차가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촛불혁명이후 민주당이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한 반발이 워낙 거세 이 지사에 대한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트럼프 당선때와 비슷한 현상들이 나오는데 이것이 민주주의 정신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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