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지방관가 '들썩들썩'

2021-09-14 12:28:13 게재

출마 공직자 줄사퇴 후속 인사

경북도 송경창 본부장 명퇴신청

내년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 공직사회가 들썩거리고 있다.

내년 제8회 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할 공직자들의 사퇴가 본격화됨에 따라 공직사회도 후속 승진인사의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과거 지선에서는 통상 선거 6개월 정도 전에 사퇴해 정치권과 인맥을 맺고 유권자에게 얼굴알리기에 나섰으나 내년 지선은 대통령선거(2022년 3월 9일)와 연동될 수 밖에 없어 공직자 출마예정자들은 각 정당의 대선후보선출 전후를 사퇴의 'D-day'로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에는 공직자들은 선거일 90일전까지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이미 고위 공직자의 사퇴가 시작됐다.

송경창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2급)은 지난 8일 명퇴를 신청했다. 송 본부장은 정년을 5년 6개월 남겨두고 고향인 경산시장 출마를 위해 사표를 던졌다. 경산시장은 현 최영조 시장이 3선으로 더 이상 출마할 수 없어 무주공산이다. 송 본부장은 행정고시 36회출신으로 일자리경제산업실장 등 경북도의 주요 직책과 경산 부시장 포항시 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경산시장 선거에 도전하려는 송 본부장은 포항부시장 재직시 포항지진특별법제정과 배터리규제자유특구지정 등의 업적을 남겨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김장호 경북도 기획조정실장도 구미시장 선거 출마를 저울질하며 사퇴시기를 고심 중이다. 현 구미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초선의 장세용 시장이다. 김 실장은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민주당에 빼앗긴 시장자리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김 실장은 지방행정고시 1기 출신으로 구미시 정보통신과장, 울진군 부군수, 행자부 교부세과장,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 등을 역임했으며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출되는 시기를 전후해 사직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택 경북도 정무실장도 구미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선거캠프 출신으로 지난해 1월 임용돼 이 지사의 정무업무를 보좌하고 있다.

이밖에 본의의 의사와 무관하게 L모국장, K모 부시장 등도 각자 고향시군의 단체장 출마예정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구시에서는 채홍호 행정부시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행안부 출신인 채 부시장은 최근 문경시장 출마를 염두해 두고 문경 출입이 잦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 고윤환 문경시장은 3선으로 출마제한에 걸려 있다.

채 부시장은 행정고시 33회 출신으로 행안부 기획재정담당관, 대구시 기획관리실장, 행자부 정책기획관 등을 거쳤다. 

채 부시장은 대구시의 코로나19 장기화와 내년도 예산확보 등 현안업무처리로 아직 사퇴시기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현 대구시 비서실장도 수성구청장 선거 출마예정자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지자체 고위공직자들이 지선 출마행보를 하면서도 공직 사퇴시기를 미루는 것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도 있다. '마음을 콩밭에 두고 업무를 제대로 챙기지 않는다'는 비판적 시각이다.

우리복지시민연합은 13일 성명을 내고 "내년 지선에 출마할 지자체 고위공무원들과 산하 기관단체장들은 눈치 보며 법정사퇴시한까지 자리를 지키지 말고 행정공백 최소화와 코로나19 극복에 장해물이 되지 않도록 조기에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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