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주목해야 할 증시 이슈

미 FOMC, 테이퍼링 신호줄까 ··· 중 헝다그룹 파산 리스크 부담 ··· 코스피 박스권 흐름 지속 전망

2021-09-17 11:49:07 게재
추석 연휴를 맞아 다음 주 국내 증시는 사흘간 휴장한다. 하지만 주요국 경제지표 발표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해외 주요 일정이 예고된 가운데 중국의 헝다그룹 파산 리스크까지 터져 투자자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휴기간 발생하는 미·중 이벤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는 21~22일(현지시간) 개최되는 9월 FOMC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FOMC는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선언하기 위한 사전 준비과정이 될 것이라며 어떤 신호를 줄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핵심 관전 포인트는 △테이퍼링 관련 정책 변경 여부 △정책금리 점도표 △성장 및 물가 전망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이퍼링 발표는 보류되겠지만 연내 시행 의지가 나올 수 있다"며 "정책금리 점도표 중간 값 변화를 통해 첫 금리인상 시점이 2023년에서 2022년으로 앞당겨질 것인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 발표되는 경제전망보고서에는 2024년도 경제 및 물가 전망치를 비롯해 2024년 금리 점도표가 공개되면서 연준 위원들이 전망하는 기준금리 수준을 알 수 있게 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이번 회의에서 정책금리 동결과 함께 기존의 부양 조치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성명서의 문구 수정 등을 통해 테이퍼링 신호 정도는 줄 것"이라며 "그 증 하나로 연내 테이퍼링의 시행 가능성을 시사하는 포워드 가이던스의 변화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델타 변이가 고점을 확인하고 점진적으로 진정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경제지표 개선은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FOMC는 9월과 10월 경제지표 개선을 확인한 후인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다만 9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발표가 보류된다 해도 주식시장 안도 랠리는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테이퍼링은 여전히 연내 시행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다음 달 13일에 있을 FOMC 회의록 발표를 거쳐 11월 2~3일(현지시간) FOMC 회의까지 향후 정책 이벤트 일정에 시장흐름이 여전히 얽매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여전히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대형주 상승 주도력 회복 기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최근 들어 좀 더 뚜렷해지고 있는 중소형주 상대 수익률 호조 지속을 염두에 둔 시장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 부동산 사업 2위인 헝다그룹의 파산 리스크도 부담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헝다가 23일 예정된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8월 17일 중국 정부 하이일드 채권 발행규제 한 달 만에 파산 위기까지 직면한 것이다. 금융시장에서는 헝다그룹의 사업 지속 가능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되고, 중국 금융시스템 전반에 걸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일부 존재한다. 시진핑의 공동부유 부동산 규제가 아시아 부동산 자산 시장까지 흔들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이 경우 한국 주식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김영환 연구원은 "중국 금융당국이 디레버리징 기조 하에서 국유기업 채무불이행을 허용하더라도 이는 점진적인 자산매각을 진행하는 등의 방식으로 금융당국 통제 범위 내에서 진행될 것"이라며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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