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제전문가들 "내년에도 높은 물가 지속"

2021-10-18 11:07:37 게재

30년만에 최장기 5%대 물가상승률

공급망 병목, 경제성장에 가장 위협

미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공급망 병목현상이 미 경제를 짓누르면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8∼12일 재계, 학계, 금융업계의 전문가 67명을 대상으로 경제 전망을 조사했다. WSJ이 17일(현지시간)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예상한 12월 물가상승률 평균치는 5.25%로 집계됐다. 10월과 11월에도 비슷한 수치가 나올 것으로 가정하면 지난 1991년 초 이후 최장 기간 5% 이상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는 셈이다.

다이와캐피털 아메리카의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모란은 "공급망 병목, 노동력 부족, 초완화적 통화·재정 정책이 어우러진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이라고 말했다.

응답자들의 예상을 평균치로 환산한 결과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내년 6월 3.4%, 내년 말 2.6%로 각각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만큼은 아니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전 10년간의 평균인 1.8%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런 인플레이션 우려 탓에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번 조사에서 올해 3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3.1%(이하 연율)로 지난 7월 WSJ 조사의 7.0%에서 크게 후퇴했다. 4분기 성장률도 지난 7월 조사 때는 5.4%로 전망됐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4.8%로 낮아졌다.

조사에 응한 이코노미스트 중 절반은 향후 12∼18개월간 경제 성장에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은 공급망 병목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공급망 문제가 내년에도 대부분의 기간에 경제를 짓누를 것으로 예상했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