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궤도 오르자 야당 후보들 '협공'

2021-10-26 11:29:03 게재
국민의힘 대선예비후보들은 25일 대전에서 열린 충청권 경선토론에서 서로 치고받기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저격에 힘을 모으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가 이낙연 전 대표와의 회동으로 '원팀'에 한 걸음 다가서고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도 앞두는 등 여권 후보로서의 안정감을 회복하기 시작한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날 토론에서 홍준표 예비후보는 이 후보에 대해 "전형적인 포퓰리스트"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로 가는 완행열차라면 이 후보는 급행열차"라고 비난했다.

윤석열 후보는 '흙수저' 출신임을 강조하는 이 후보를 겨냥해 "부모가 어려워서 어렵게 컸을 수는 있지만 1980년대 20대의 나이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금수저에 올랐다"며 "이미 특권층에 편입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흙수저로서 자기와 같은 입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아끼는 마음이 있었다면 대장동 같은 일은 생길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후보는 "청년들은 서민을 위하는 줄 알았던 민주당도 운동권의 엉뚱한 공리공론을 갖고 나라를 망쳤으니 이제는 개선보다는 나보다 많이 가지고 나보다 잘나고 유복한 사람들을 끌어내려서라도 공평한 파멸로 속이라도 시원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한다)"며 "이게 이 후보에 대한 상당한 지지 기반"이라고 풀이했다.

홍 후보는 "이 후보를 키운 것은 사회에 대한 증오심"이라며 "이 후보의 페이스북을 보면 이런 것도 나온다"면서 "자기가 초등학교 다닐 때 담임선생님께 많이 맞았는데 다음에 커서 초등학교 선생이 돼 내가 애들에게 복수를 참 무참하게 한 번 패주고 싶다(고 적혀있다)"고 했다. 이에 유승민 후보가 "패버리고 싶다는 건 홍 후보님 18번 아닌가"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원 후보는 "이 후보의 지지층이 기대하는 '뭐라도 하지 않겠냐'는 능력에 대한 기대가 가짜라는 것을 밝힐 것"이라며 "설사 능력이 모자라더라도 공평한 파멸을 원하는 어둠의 에너지를 해소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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