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고착화' 위기에 빠진 이재명 … 긴장감이 안 보인다

2021-11-18 11:43:27 게재

유권자는 이 후보에 대장동 연루 의혹 품고 있어

"부족함 본질 애써 외면하고 네 탓 만, 비겁하다"

"이재명의 적은 이재명 … 스스로 차별화해야"

여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선거캠프인 중앙선대위에 대한 쓴 소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핵심은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해 남 탓하는 등 긴장감이 없다는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본격적으로 경쟁에 들어가면 이길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분명한 것은 이 후보가 지지율에서 윤 후보에 밀리고 있고 고착화돼 가는 분위기라는 점이다. 이 후보와 민주당에서 상황인식에 다소 안일하게 대응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지지자들과 인사 나누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7일 저녁 서울 마포구 망원동 공공 심야약국인 비온뒤숲속약국 방문을 마친 뒤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유인태 전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후보가 윤 후보에 밀리는 지지율에 대해 "아무래도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의 의혹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다"며 "이재명 후보가 거기서부터 자유롭겠냐, 이런 의혹을 많이 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 "특검 요구할 수밖에" = 이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나 정체의 바닥엔 '대장동'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대장동 게이트에 이 지사가 어떤 식으로든 연결돼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선점하고 있다는 얘기다. 대장동 검찰 수사가 마무리돼 이 지사의 결백이 확인되더라도 법률적 판단과 달리 믿으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검을 하더라도 결론을 내 주기도 어렵다.

BBK 무죄 판단을 받고 승리한 17대 대선에서의 이명박 후보와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당시 이 후보는 정권심판론을 등을 업은 야당 후보인데다 당선이 유력했고 경기가 추락하면서 '경제 대통령'이라는, 모든 것을 잠재울만한 프레임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 후보는 문재인정부의 최악 실패작인 '부동산'에 대한 분노와 심판론을 승계할 수밖에 없고 대장동 의혹은 권력과 부를 소유한 기득권들의 부동산 커넥션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후보가 스스로를 설계자로 자칭해 대장동 개발사업의 '환상적인 수익률'을 만들어낸 출발점임을 자임해 버리면서 법률적 유죄 여부와 상관없이 유권자의 심증적 유죄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평가다.

여당 모 중진 의원은 "대장동 의혹은 대선 정국 전체를 휘감고 갈 것이 명확하고 전략은 그 영향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라며 "특검을 받기에도 늦은 분위기로 만약 검찰 수사 이후 특검에 들어가면 오히려 선거 막판에 특검으로 흔들리는 꼴로 불 속에 기름통을 안고 가는 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특검을 강력히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곧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가 나올 텐데, 특검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매머드 선관위, 2007년 닮아간다 = 현재 민주당의 대규모 캠프 모습을 2007년 17대 대선때와 흡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갈라진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손학규 이해찬 등을 물리친 정동영 후보가 본선 진출을 하게 됐으며 후유증이 매우 컸다. 정동영 대선캠프에 있었던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페이스북에 "당시도 용광로였다"면서 "덩치가 커서 둔했고 조직은 녹아 내렸다"고 평가했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대선 캠프(중앙선대위)를 끌고 갈 핵심 그룹이 부재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불가능했다는 평가다. 또 대선후보 등의 과도한 행동을 제어할 기재나 조직이 없었다는 점도 비슷한 측면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당선가능성이 낮아지고 하락한 지지율이 고착화되는 분위기로 흐르면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의욕과 함께 낮아지면서 책임론으로부터 회피하려는 움직임이 작동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이재명 자신과의 차별화 시도해야 = 해법은 리더십의 변화다. 추격자로서의 과감하고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최병천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이재명후보 스스로가 자신의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 약점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10월 10일 선출 이후 후보와 주변 참모 발언은 하나같이 '매운맛 좌파정책'이었고 언행은 전문가와의 협업 및 균형감각과 매우 거리가 멀다. 오죽하면 (당이 백블을 금지해) 후보와 기자의 접촉을 막는 비상조치를 취할 정도"라고 했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일방 소통방식의 메시지를 하루에 여러 건씩 올리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2030에게 인기가 없는 이유 등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없기 때문"이라며 "이재명의 적은 이재명이며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과의 차별화가 아니라 자신과의 차별화를 해야 한다"고 했다.

과감한 자기 반성과 변화가 없는 한 윤석열 후보를 이길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는 승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낮은 지지율의 원인과 해법이 모두 이재명 후보 자신에게 있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정치는 말이 아닌 발" = 고한석 민주연구원 전 부원장은 페이스북에 '태도' 문제를 따졌다. 많은 말의 허구를 이미 유권자들이 간파하고 있음을 강조한 대목이다.

고 부원장은 "유권자가 틀렸으니 바로잡아야 한다고 하는 정당이 선거에서 표를 얻어 집권할 수 있을까. 민주당의 핵심인 586 의원들이 국민들에게 자신의 과오를 인정할 수 있을까"라고 되물으며 "보통사람을 무시하는 전형적인 엘리트주의적 태도"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자신의 잘못에 대한 민심의 분노에 대해 '자신에게 해당되지도 않는 정책에 화를 내는 무식한 사람'으로 폄하해 이들을 가르치려고 든다"고도 했다. 유권자들이 느끼는 공감은 말이 아니라 진정성에서 나온다. 끌고 가려 하면 버티고 같이 가려 해야 어깨를 내준다. '정치는 말이 아니라 발을 봐야 한다'는 문장은 진정성과 공감의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한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부족함과 결함이 어디 있는지 그 본질을 애써 외면하고 엉뚱한 곳을 향해 네 탓만 외쳐대는 최근 경망스러운 형태들을 보면서 참 소란스럽고 비겁하다 생각된다"며 "오로지 해답은 멀리 있지 않음을 상기하기 바란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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