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도 사기죄의 재산상 이익 맞다"
2021-11-19 12:02:24 게재
대법, 비트코인 편취 암호화폐 임원 집유 확정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보스코인 전 이사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동업자들과의 공동 계좌에 보관해온 비트코인 6000개(약 197억원 상당)를 이벤트 참가를 명목으로 자신의 단독 명의 계좌로 옮긴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보스코인은 2017년 4월 스위스에 '보스 플랫폼 재단'을 설립하고 보스코인 개발비용 등을 마련할 목적으로 가상화폐공개(ICO)를 진행했다. ICO는 주식시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와 유사한 개념으로, 전 세계 투자자로부터 비트코인을 모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보스코인은 ICO를 통해 6902 BTC(비트코인 단위), 당시 시세로 157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국내 1호 ICO 성공 사례였다. 개당 7000만원을 넘는 현재 시세로는 모두 4864억원에 이른다.
A씨가 재판에 넘겨진 건 이후 ICO를 통해 모집한 비트코인 중 6000 BTC를 자신의 명의 계좌로 편취했기 때문이다. A씨는 같은 회사 소속 임원들에게 "이체한 비트코인을 통해 타 회사에서 진행 중인 이벤트에 참여한 후, 이벤트가 끝나면 즉시 반환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특경가법상 사기 혐의를 인정해 A씨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형을 선고했다. 다만 A씨가 편취한 6000 BTC 중 1500 BTC 이전을 요구하면서 받은 특경가법상 공갈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계좌 사용을 명목으로 1500비트코인을 재단에 요구했다는 부분은 공갈로 단정하기 어렵고, 전송받은 비트코인은 다시 재단 계좌로 반환됐다"고 판단했다.
2심은 A씨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항소심에서 "비트코인의 전송은 '정보의 기록이나 변경'에 불과하므로 이를 재산상 이익의 이전이라고 볼 수 없다"며 "사기죄에서 말하는 처분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가상화폐의 일종인 비트코인은 거래 당사자들이 이를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취급한 이상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으로 보아야 하고, 다른 사람을 기망해 비트코인을 이전받는 행위는 사기죄에 해당한다"며 A씨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어 "사기의 객체가 통상의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이 아닌 비트코인이라는 점은 사기죄의 성립 여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 역시 이를 기각하며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비트코인은 경제적인 가치를 디지털로 표상해 전자적으로 이전, 저장과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가상자산의 일종으로 사기죄의 객체인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며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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