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경기전망 '긍정적' 턱걸이

2021-11-23 10:58:49 게재

제조업은 2개월 연속 부진

중국산 원자재 수급 난항 때문

한경연, 600대기업 대상 조사

대기업의 다음달 경기전망이 '긍정적' 기준선 100을 겨우 넘었다. 특히 제조업에 대한 전망치는 2개월 연속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12월 BSI 전망치는 100.3으로 나타났다. 8월(95.2) 이후 4개월 연속 기준선을 넘겨 경기개선 전망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수 값은 10월(103.4)부터 2개월 연속 하락세다.

BSI가 기준치 100보다 높으면 긍정적 경기 전망을,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 경기 전망을 의미하다.

지난달에 이어 12월 경기전망 조사에서도 업종별 경기전망 양극화 현상은 지속됐다. 12월 제조업 전망치는 기준선 100에 못미친 96.5였다. 이는 11월(96.5)에 이어 2개월 연속 부진했다. 비제조업 전망치는 104.8로 10월(106.9) 11월(105.9)에 이어 3개월 연속 호조세를 보였다.

한경연은 국내 제조업 경기전망 부진 주 요인으로 중국 산업생산 차질에 따른 원자재·부품 수급 난항을 꼽았다.

한국은 중국산 중간재 수입의존도가 일본이나 미국 등 주요국에 비해 높은 공급망을 가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중국산 중간재 수입 의존도 50% 이상 품목이 604개, 70% 이상 품목이 366개였다. 일본(475, 268개) 미국(185, 86개)보다 의존도가 높다. 중국 전력 생산량은 7월을 기점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 중국 제조업 PMI(설문조사 기반 기업경기동향 지수)는 9월 이래 기준선 50을 밑돌아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한경연은 12월 비제조업 종합경기 전망이 낙관적인 이유에 대해 △위드코로나 시행 △연말 쇼핑 성수기 이슈 등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했다. 실제 국내 카드승인액 증가율과 소비자심리지수가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업종별 12월 경기전망이 부정적인 업종은 △석유정제와 화학(79.3) △비금속 소재와 제품(87.5) 등이다. 반대로 비제조업 가운데 긍정적인 업종은 △정보통신(136.8) △전기·가스·수도(131.3) 등으로 나타났다.

부문별 전망치는 △고용(107.1) △내수(102.4) △투자(100.8) △재고(97.8)가 긍정적이었다. 반면 수출(96.5) △채산성(96.5) △자금사정(98.6)은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요소수 품귀 사태처럼 특정 해외국에 의존하는 한국의 공급망 리스크가 부각된 상황"이라며 "정부는 제조업 중간재 수급과 단가안정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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