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장모, '통장잔고증명 위조' 실형 1년

2021-12-24 11:54:42 게재

요양급여 부정수급 이어 잇달아 유죄 … 검찰 '선택적 수사관행' 다시 도마 위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장모 최 모씨가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에 이어 통장 잔고증명을 위조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최씨에 대한 의혹은 수년전부터 국회와 언론에서 제기됐지만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차일피일 미뤄 '선택적 수사 관행'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법원에 위조문서 제출' 유죄 = 23일 의정부지방법원 형사8단독 박세황 판사는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징역 1년 선고 받은 윤석열 장모│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장모 최 모 씨가 23일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선고 판결을 마친 뒤 부축을 받으며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의정부=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2013년 최씨는 경기도 성남시 도촌동에 땅을 사들이면서 349억원 가량이 저축은행에 예치된 것처럼 잔고증명서를 위조(사문서위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안 모씨와 2013년 8월 도촌동 땅 관련 계약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위조된 잔고증명서를 법원에 제출한 혐의(사문서행사), 안씨 사위 명의를 빌려 도촌동 부동산에 대한 매수 계약과 등기를 한 혐의(부동산실명제법) 등을 받고 있다.

그동안 재판에서 최씨는 잔고증명을 위조한 혐의는 인정했지만 안씨에게 속았다며 위조된 잔고증명을 본인이 사용하지 않았고, 명의신탁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판사는 "최씨가 공범 안씨와 공모해 위조된 잔고증명서를 법원에 제출해 행사하고, 도촌동 부동산을 매수·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며 주요 쟁점 모두 검찰 손을 들어줬다. 박 판사는 도촌동 부동산 매수인 명의 대여자를 직접 섭외하고, 위임장과 인감증명서까지 직접 부탁한 점과 잔고증명서를 법원에 제출할 당시 사실확인서에 최씨가 직접 서명한 점 등을 공모 증거로 인정했다. 도촌동 땅을 매매한 중개인이 실소유주가 최씨라는 내용의 법정 증언과 대출금 대부분이 최씨 아들 회사를 통해 갚은 점 등도 고려됐다.

박 판사는 "위조한 잔고증명서의 액수가 거액이고 여러 차례에 걸쳐 지속적으로 범행했다"면서 "(위조된) 잔고증명서를 증거로 제출해 재판 공정성을 저해하려 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혐의를 자백하고 나이와 건강 상태, 요양급여 부당수급 사건으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을 하지 않았다.

최씨측 변호인은 "정황과 일부 진술만으로 유죄를 선고했다"며 1심 판결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박 판사는 최씨를 도운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은 김 모씨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기혐의 항소심 내달 25일 선고 = 최씨는 이에 앞서 의료인 아닌데도 요양병원을 세운 뒤 운영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9000만원을 불법 수령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21일 검찰은 최씨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이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가볍지 않음에도 여전히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원심의 형량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워 1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요양병원) 운영 의사가 없었는데 공모로 볼 수 있는지 대단히 의심스럽다"며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앞서 재판 받은 관련자들과 비교해 형량이 과중하다"고 주장했다.

최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5일 오후 열린다.

◆"검사 직무유기 처벌 늦어져" = 검찰은 두 사건 모두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아냈지만 수사와 기소 전후에 석연치 않은 움직임 때문에 비판을 받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196조는 '검사는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판단될 때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한다'고 규정돼 있다. 천주현 변호사(법학박사)는 24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2016년 법정 증언으로 범죄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수사하지 않은 것은 형소법 규정을 위배한 검사의 직무유기로 봐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씨는 지난 2016년 사기 혐의로 구속된 동업자의 재판에서 증명서 위조 사실을 스스로 인정했다. 2019년 9월 최씨 관련 진정서가 법무부 검찰개혁위원회에 접수됐는데 해당 사건은 같은 해 10월 대검을 통해 의정부지검으로 배당됐다.

검찰이 사건을 이첩받은 후 4~5개월이 지나 관련자를 소환해 늑장 수사와 봐주기 수사 비판이 일기도 했다. 최씨와 관련된 혐의는 윤석열 후보가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8년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윤 후보는 "저도 모르는 일"이라며 "중앙지검에 제 친인척 관련 사건은 하나도 없다. 국감장에서 너무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천 변호사는 "최씨 사건이 진정 사건인 점도 최씨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늦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조잔고증명서에 속아 투자했다는 피해자가 고소한 사건이 아니라서, 정식 입건과 본 수사가 늦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공판검사가 직무를 유기치 않았으면, 진작에 수사와 기소가 되었어야 할 사건"이라고 했다.

오승완 · 안성열 · 김신일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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