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건희 사과' 딛고 수세 만회 잰걸음

2021-12-27 11:33:29 게재

윤석열 "선대위, 총괄 중심" … '공정회복' 공약 발표

대장동 현장 방문, 특검 촉구 … 경기 지역화폐 의혹도

이재명 "토론 자체 거부는 민주주의 안 하겠다는 선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인 김건희씨가 자신의 허위·과장경력 의혹에 직접 사과하며 남편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김씨의 사과를 기점으로 그간의 수세를 만회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전열정비 나선 윤석열·김종인 = 윤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먼저 사분오열된 선대위 추스르기에 나섰다. 배우자 문제 대응을 둘러싼 이견, 후보 동선 및 메시지 혼선 등을 전열정비로 만회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윤 후보는 27일 '총괄' 중심의 선대위 운영를 강조하며 총괄상황본부를 중심으로 한 유기적 협력을 당부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열고 "중앙선대위는 총괄선대본부에 금주계획을 정확하게 보고를 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총괄상황본부가 헤드쿼터가 돼서 각 총괄본부 간에, 또 총괄본부 내에서 각 본부 간에 원할한 그런 소통과 정보의 공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후보 비서실도 벌써 일정·메시지 모든 부분을 총괄상황본부에 사전 보고하고 스크린 받은 후에 후보인 제게 보고토록 체계가 돼 있다"며 "다른 총괄본부도 비서실과 마찬가지로 헤드쿼터에 모든 상황을 리포트 해주고, 총괄본부 서로 간에도 상황본부를 중심으로 정보공유가 있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한 목소리'를 강조했다. 그는 "선거에 도움을 주겠다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분들이 많다"며 "그것이 과연 선거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 냉정하게 판단하시고 발언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내부를 겨냥해 "후보가 정책적으로 약속한걸, 자기 생각에 맞지 않다고 반대 의견 개진하고 해서는 선거에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또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1000만 개미투자자 살리는 자본시장 선진화' 공약도 발표했다. 여기엔 '공정회복 공약'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해 기업 성장 과실을 국민과 공유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그동안 배우자 경력 문제로 들지 못했던 '공정' 화두를 다시 앞세워 배우자 리스크 일단락을 우회적으로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경기지역화폐' 특혜의혹 공세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한 공세의 고삐도 다시 당겼다.

윤 후보는 27일 오후 경기 성남 대장동 현장을 방문해 대장동게이트 특검 수사를 촉구한다.

윤 후보가 대장동 의혹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방문에는 경선 기간 '대장동 1타 강사'로 떠오른 원희룡 선대위 정책총괄본부장과 대장동을 지역구로 둔 김은혜 공보단장 등이 동행한다.

이들은 화천대유가 분양한 아파트 단지를 걸으며 주민들과도 만날 것으로 보인다.

김병민 선대위 대변인은 경기 지역화폐 대행사 선정 공모 마감을 앞두고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김 대변인은 같은날 오전 논평을 내고 "다음 달 4일, 경기도의 새로운 '지역 화폐 공동운영대행사'를 선정하기 위한 공모가 마감된다"며 "2019년 대행사로 선정되어 각종 특혜와 논란의 중심에 있는 '코나아이' 역시 이 공모에 참여해 재선정을 노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장동 사건이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공공 개발을 빙자한 '화천대유'의 독식판이었다면, 코나아이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있던 시절 지역 화폐를 빌미로 한 '코나아이'의 독식판이었다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지금 경기도는 업체로부터 입찰 공모서를 받을 것이 아니라, 검찰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김건희 사과 + 의혹대응 '투트랙' = 앞서 윤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는 26일 오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이력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일과 학업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다"며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윤 후보와의 연애 시절, 유산 경험까지 언급하는가 하면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윤 후보에 대한 지지는 철회하지 말아 줄 것을 호소했다.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선거운동 참여를 최소화할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A4용지 3장 분량의 입장문에서 '죄송' '송구' '용서'는 총 6번, '잘못' '불찰'은 도합 5번 등장했다.

선대위는 김씨 사과와 별도로 입장자료를 내고 그동안 제기된 11개 경력 의혹 중 7개에 대해 "부정확했다" "부풀렸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이력 자체는 허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쥴리' 의혹과 관련해서는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이를 주장한 유튜브 매체에 대해 법적 처벌을 예고했다.

◆박주민 "인정한 것도 내려놓겠다는 것도 없어" = 김씨의 이날 사과를 놓고 국민의힘에서는 "나도 아내와 똑같은 마음"(윤석열 후보) "한 장애물이 제거됐다"(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등의 호의적인 반응이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사과의 내용이 불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박주민 선대위 TV토론단장은 2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어떤 부분이 잘못됐다고 인정하는 게 없고, 향후에 허위 경력과 이력을 통해서 내가 얻었던 여러 가지 이익이나 지위나 이런 걸 내려 놓겠다는 부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 단장은 "김건희 씨 측에서 다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던 부분에 대해서 저희들이 정리해서 입장을 발표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추가적으로 뭘 제기할 부분이 있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저희들이 계속 검증 차원에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토론의 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토론을 피하는 윤 후보를 압박했다.

그는 "정치인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리인인 만큼 더더욱 토론을 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 믿음이다. 토론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고,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수 없다"며 "한낱 말싸움으로 치부하며 토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자칫,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꼬집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김건희 씨 사과에 대한 평가와 판단은 국민께서 하실 것"이라며 "사과 후의 언행일치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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