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기싸움에 발 묶인 12월 임시국회, 16일째 '개점휴업'
국회 정개특위, '만25세 → 18세' 피선거권 하향 법안 합의 처리
미디어특위, 활동기한 5개월 연장 합의 … 30일 본회의 불투명
윤석열, 공수처 공세 합류 "대통령 되면 불법행위 책임 묻겠다"
12월 임시국회가 개회한 지 16일이 지났지만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열린민주당, 국민의당은 이달 13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임시국회를 소집한 상태다. 하지만 대장동 특검법안 처리방식을 놓고 대치 중인 국민의힘이 의사일정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서 공전 중이다.
'대장동 특검' 말고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통신자료 무더기 조회사건까지 대선판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원내 대치가 길어지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피선거권을 하향조정하는 데 합의했다.
◆피선거권 하향, 정개특위 구성 20여일 만 법안 통과 = 내년부터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나이가 현행 만 25세에서 만 18세로 낮아질 전망이다.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28일 오후 소위원회와 전체회의에서 피선거권 연령을 하향조정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잇따라 통과시켰다. 이달 말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년 3.9 재보궐선거와 6.1 지방선거부터 시행된다.
피선거권 연령 조정은 그동안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다가 이번 대선을 앞두고 급물살을 타게 됐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6일 이준석 대표가 "피선거권 연령 제한을 철폐하겠다"고 공언한 직후 같은 달 10일 피선거권 만 18세 하향 조정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소속 의원 103명 전원 명의로 당론 발의했다. 민주당에서도 피선거권 나이를 18세로 낮추고 최다득표자가 2인 이상인 경우 연장자가 아니라 추첨으로 당선인을 결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장유유서 방지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번 개정안은 이달 9일 정개특위가 공식 구성돼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한 지 20여 일 만에 통과됐다.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여야가 모처럼 뜻을 모았다는 평가가나왔다.
피선거권이 하향 조정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민주당 정개특위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1948년도에 처음으로 제헌 헌법을 만들고 처음 선거한 이후로 73년 만에 피선거권이 하향 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개특위 간사인 조해진 의원은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정치 발전과 개혁, 사회의 역동성 강화와 혁신 등에 미칠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언론중재법 대선 전 처리 불발 = 국회 언론·미디어제도개선특별위원회(미디어특위)는 당초 연말까지 예정됐던 활동기한을 내년 5월 29일까지 연장하기로 내부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홍익표 미디어특위 위원장은 28일 특위 전체회의에서 "위원장과 여야 간사 간 심도 있는 논의 결과, 21대 국회 전반기 기간에 맞춰 내년 5월 29일까지 특위 활동기한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활동기한 연장과 관련된 국회법상 절차에 대해서는 위원장에게 위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9월 29일 특위를 구성, 올해 말까지 관련법 개선을 논의키로 했다. 그러나 실질적 논의 기간이 47일에 불과했던 데다 개정안의 쟁점 조항인 징벌적손해배상제 등을 두고 여야 대립이 계속되면서 결국 연내 법안 처리는 불발됐다.
특위는 향후 언론중재법 정보통신망법 신문법 개정안 등 언론 관련법을 비롯해 포털 개혁법안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또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연말 국회 본회의 소집 여부를 두고 협상했으나 대장동 특검을 둘러싼 입장 차만 확인하고 헤어졌다.
민주당은 상설 특검 활용을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이미 발의한 '이재명 특검법'을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해 처리해야 한다고 맞섰다.
특히 국민의힘이 이재명 특검법 법사위 상정을 본회의 소집과 연계하고 있어 여야 협상이 진척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30일 본회의를 열어 특위 활동기한을 연장하려는 반면 국민의힘은 내년 1월에 특위를 다시 구성하자는 입장이다.
◆윤석열 "이재명, 국정원 조작사찰 낯설지 않다더니" = 한편 국민의힘이 대장동게이트에 이어 공수처 통신자료 조회 문제도 원내 쟁점으로 설정한 가운데 윤석열 대선후보도 '공수처 압박'에 뛰어들었다.
윤 후보는 29일 야당 정치인, 언론인 등의 통신자료를 무더기 조회한 공수처에 대해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공수처는 이미 수사 대상으로 전락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공수처의 불법 행위에 책임 있는 자들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 "다가오는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하나 늘어간다. 일등공신은 공수처"라며 이렇게 적었다.
현재까지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5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60명 이상에 대한 통신기록 조회가 이뤄진 상황이다.
윤 후보는 "야당 정치인, 언론인에 이어서 민간인에 대한 불법 사찰까지 매일 새로운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요즘 공수처를 보면 정권을 바꾸지 않으면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국회의원도 아니고 공수처의 수사 대상도 아닌 야당 대선후보 대변인 통신자료는 왜 조회했나. 야당 대선후보마저 사찰한 거 아닌가. 야당 국회의원들 통신자료는 왜 또 그렇게 많이 들여다봤나"라며 "무슨 짓을 했는지 국민 앞에 고백하고 자신들에 대한 수사를 자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토록 공수처를 만들어야 한다고 외쳤던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왜 아무런 말이 없냐"며 "이재명 후보도 마찬가지다. 과거 자신이 비슷한 일을 겪었을 때는 '국정원의 조작 사찰은 낯설지 않다'고 반발하더니 왜 이번에는 아무 말이 없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