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검찰 고발 의견

2022-01-11 16:47:59 게재

위장계열사 누락 혐의

이르면 2월 최종결론

2세승계 불법성 조사

공정거래위원회가 재계 순위 44위인 호반건설의 '위장계열사'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마무리하고 심의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호반건설 법인과 총수인 김상열 서울미디어홀딩스 회장을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정위는 호반건설의 2세 승계 과정의 불법성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최근 호반건설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호반건설 측에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에 해당)를 발송했다.

◆지난해 2월 현장조사 = 공정위는 호반건설이 대기업집단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총수인 김상열 회장의 사위가 보유한 회사 등 10여개 계열사 현황을 누락한 혐의를 파악하고 조사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2월에는 서울 서초구 소재 호반건설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도 벌였다.<2021년 2월5일자 10면 보도>

공정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2018년 공정위에 대기업집단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김 회장의 사위가 당시 대주주로 있던 세기상사를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기상사는 서울 충무로의 대한극장을 운영하는 회사다. 공정위 현장조사 이후 세기상사는 부산의 우양산업개발이라는 업체가 지분 약 44%를 인수해 새로운 대주주가 됐다. 또 공정위는 호반건설이 처음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2017년에도 김 회장의 특수관계인(총수의 배우자, 6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등)이 보유한 계열사 등 일부 자료를 누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누락과정에 김 회장 관여 = 공정위 심사관은 심사보고서에서 김 회장을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공정위 고발로 검찰이 기소한 경우 해당 총수는 2년 이하 징역이나 1억5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공정위는 계열사 누락과정에 김 회장의 관여가 있었고, 고의적 누락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공정위가 김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 위해서는 공정위 전원회의나 소위원회 심의에서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한다. 지난 2020년 9월부터 시행된 공정위의 '기업집단 관련 신고 및 자료제출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고발지침'(예규)에 따르면 공정위는 법 위반의 '인식 가능성'과 '중대성'을 각각 상·중·하로 판단해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고발 결정을 내린다.

공정위 심사관이 호반건설 사례가 이런 요건에 해당한다고 봤더라도 전원회의나 소위 심의에선 다른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전원회의에는 공정거래위원장을 비롯한 7명의 위원이 참석하게 된다. 소위원회는 7명의 위원 가운데 3명이 참석하는 회의다. 이번 사건 심의는 빠르면 다음 달, 늦어도 상반기 중에는 열릴 것으로 보인다.

◆2세 승계과정도 조사중 = 한편 공정위는 호반건설의 2세 승계과정에서 김 사장 소유 개인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조사 중이다.

1989년 설립된 호반건설은 2018년 11월 계열사인 (주)호반을 흡수합병, 10대 건설사에 진입했다. 이 합병으로 호반건설의 최대주주는 호반건설 회장이자 창업주인 김상열 회장에서 김 회장의 큰아들인 김대헌씨로 바뀌었다. 아들의 호반건설 지분이 합병 이후 54.7%로 부친(10.5%)의 5배에 이르게 된 것이다. 1988년생인 김대헌씨는 합병 당시 나이가 31세에 불과했다. 또 3조원대 자산의 호반건설을 차지하면서 증여세도 내지 않아 논란이 됐다. 김대헌씨는 아버지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현재 호반건설 사장을 맡고 있다.김 사장은 지난해 김민형 전 SBS 아나운서(27)와 결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사장은 21살이었던 2008년 분양대행회사인 비오토라는 회사의 지분 100%를 가진 최대주주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그가 사업 초기 투자한 자본금은 모두 8억원대로 알려졌다. 이후 이 회사는 호반건설 계열사 등을 흡수합병하고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급성장했다. 20017년에는 사명을 호반으로 바꾸고, 매출액 1조6000억 순이익 6100억원의 중견 회사로 키웠다.

김씨는 이렇게 성장한 호반을 토대로 2018년 호반건설의 지분 54.7%를 가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아들 회사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가치를 부풀린 뒤, 아버지 회사와 합병을 하면서 실제 기업 승계가 이뤄진 셈이다. 계열사 합병과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2세 승계 과정에서 불법성이 있었느냐는 것이 공정위 조사의 핵심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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