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통화긴축 영향에 채권금리 큰 폭 상승

2022-02-10 10:59:20 게재

외국인 채권 투자 지속 … 금리인상 전 회사채 선발행 증가

국내 채권금리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선제적인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 강화 등 빠른 통화정책 정상화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가 신용등급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수준에 힘입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채권 순매수가 지속되면서 외국인 채권 보유잔고도 연속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금액은 향후 금리상승에 따른 선발행이 잇따르며 전월대비 증가했다.


◆2월엔 3년 국고채 2.3% 돌파 = 10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1월 장외채권시장동향'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국내 채권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1월 말 기준 3년물 국고채 금리는 2.189%로 전월 말 대비 39.1bp(1bp=0.01%p) 올랐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396%로 33.6bp, 10년물은 2.586%로 33.6bp 상승했다.

2월 들어서도 금리 상승세는 지속됐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지난 8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3년 9개월 만에 연 2.3%를 돌파했다. 이날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6.6bp 오른 연 2.303%에 장을 마쳤다.이날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9.5bp 상승한 연 2.733%로 2018년 6월 7일(연 2.75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투협은 월초 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조기 금리 인상 추진에 따른 글로벌 금리 상승과 외국인의 국채선물매도,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금리가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14일 기준금리를 1.00%에서 1.25%로 25bp 올렸다. 중순이후에는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FOMC에서 3월 테이퍼링 종료 및 금리 인상 개시, 대차대조표 조기 축소 등 미 연준의 빠른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으로 금리는 추가 상승했다.

국내 추가경정예산 이슈도 채권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추경 증액은국고채 추가 발행으로 이어져 채권 공급에 부담이 되는 요인이다.

최근 정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손실 보상을 위해 총 14조원 추경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14조원 추경시 11조3000억원의 적자국채가 발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국인 보유 잔고 사상최고치 연속 경신= 이런 가운데서도 1월 중 외국인 투자자들은 채권 순매수를 지속했다. 국가 신용등급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수준에 힘입어 국채 4조2250억원, 통안채 2조3910억원, 은행채 5730억원 등 총 7조189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국내 채권보유 잔고는 217조799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연속 경신했다. 전월 214조547억원 대비 3조7449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한편 1월 채권 발행규모는 국채, 회사채, 금융채, 통안증권 등이 증가하면서 전월대비 21조6390억원 증가했다. 발행잔액은 국채, 금융채, 회사채 등의 순발행이 28조960억원 증가하면서 2490조570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채 발행금액은 전월대비 6조4130억원 증가했다. 향후 금리상승에 따른 선발행 수요 및 연초 자금 집행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우량물인 AA등급 및 AAA등급은 전월대비 각각 5조1200억원, 9870억원 발행이 늘었다. 다만 BBB등급은 5510억원 증가에 그쳤다.

ESG 채권 발행은 금리 급등에도 금리 인상전 기업의 녹색채권 등의 발행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월대비 1210억원 증가한 3조6732억원을 기록했다. 기후변화,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나 사회기반시설과 같은 인프라사업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발행되는 녹색채권은 롯데렌탈(4100억원), 한화솔루션(2750억원), 산업은행(2000억원), SK브로드밴드(500억원), 한국서부발전(200억원) 등 총 9550억원 발행됐다.

주택공급, 중소기업 지원 등 사회가치창출을 위해 발행되는 사회적 채권은 한국주택금융공사(1조7570억원), 예금보험공사(2600억원), 산업기반신보산성유동화(1612억원) 등 총 2조1782억원이 발행됐다. 녹색채권과 사회적채권이 결합된 지속가능채권은 JB우리캐피탈(2700억원),신한캐피탈(2500억원), 대구도시공사(200억원) 등 총 5400억원 발행됐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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