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50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고언

2022-02-16 10:58:14 게재
이민석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이사장

탄소중립이 지구촌의 화두가 됐다. 한국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기업들도 앞다퉈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폐기물 소각 전문시설들도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있지만 정부부처와 사회에서 여전히 외면받고 있어 안타깝다.

폐기물 소각장은 단순 폐기물 처리시설이 아니다. 이제는 버려진 자원을 순환에너지로 전환시켜 소각열로 원유대체 에너지를 생산해내고 있다.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이 13년간 발표하고 있는 소각열에너지 통계를 보면 소각전문시설에서 2020년에 생산한 열에너지는 583만Gcal 가량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열에너지는 인근 기업과 열병합발전소, 아파트단지 등에 공급해 화석연료를 대체했다.

583만Gcal는 원유 457만2000㎘를 대체할 수 있는 규모다. 실로 엄청난 양의 화석연료 사용을 줄인 셈이다. 최초 소각열 통계를 집계한 2008년 소각열에너지 생산량은 243만2000Gcal에 그쳤다. 10여년만에 239.7%나 늘어났다.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민간 소각전문시설에서 지난 10년간 안정적으로 처리한 폐기물량은 2022만톤에 달한다. 소각 과정에서 4571만Gcal의 소각열에너지를 생산하였다. 이는 1212만톤 가량의 온실가스를 감축한 효과다.

이산화탄소 34톤을 줄이면 어린소나무 1만2240그루를 심거나 휘발유 약 15.9톤을 사용하지 않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한다. 소각열 이용으로 탄소 1212만톤 감축 효과는 실로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각전문시설들이 폐기물도 자원이 되어야 한다는 시대적인 인식 전환에 동참하고 소각열 회수 및 이용을 위해 설비 투자와 함께 에너지 재활용에 노력을 기울여온 결과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국내 소각시설과 운영실태를 배우려고 방문할 정도로 발전하였다.

현재 산업폐기물 소각전문시설들은 정부가 권장하고 있는 어떤 재활용 시설보다 더 높고 엄격한 기준으로 관리감독 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유연탄을 폐기물로 대체하고 있는 시멘트공장은 탄소중립을 위한 재활용 시설로 인정하면서 산업폐기물 소각전문시설들에서 생산·활용되고 있는 열에너지는 재활용실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폐기물 처리시설로만 규정짓고 규제 수위만 높여가는 환경부 정책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모든 산업은 동기 부여가 절대적이다. 정부는 소각전문시설이 생산한 소각열에너지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방안으로 인식하고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나가야 산업폐기물 소각전문시설들도 에너지 회수에 더욱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시설투자 의욕도 높아질 것이다.

20년전의 편향된 인식에서 벗어나 소각열에너지를 탄소중립으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