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히트상품은 라이브커머스에 물어봐'

2022-02-22 11:19:44 게재

콜러노비타 비데, 35분 만에 2개월치 매진

11번가, 갤럭시S22 2시간새 132억원 매출

비대면에 직접 먹고 쓰지 못하는 한계 극복

유통가 '히트상품' 개념이 바뀌고 있다. 24시간 공장을 돌려도 수요를 못따라간 허니버터칩 같은 히트상품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출시되고 한참이 지나 소비자들 사이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하는 경우도 드물다.
갤럭시S22 시리즈 라이브 방송 모습. 사진 11번가 제공

나라 안팎에서 쏟아져 나오는 비슷한 상품이 워낙 많은데다 개성강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취향'은 많지만 '쏠림'은 적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소비가 확산하며 더 두드러지고 있다. 직접 먹고 써 본 뒤 결정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인 탓이다. 대신 라이브커머스(라방)가 '히트할' 상품을 가려내고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실시간 쌍방 소통으로 비대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방에서 '완판'한 상품은 히트상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라이브커머스 관계자는 "라방에서 식품과 육아용품이 판매 상위 10위권을 모두 차지했다"면서 "직접 먹어볼 수 없는 한계를 라이브를 통해 극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육아 제품의 경우 라이브 진행자와 소통을 통해 해당 제품을 상세히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사용해 본 사람들 후기가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방이 히트상품 지형을 바꿔 놓고 있는 셈이다.

22일 라이브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콜러노비타 살균비데(BD-H700)는 지난해 2월 네이버쇼핑 라이브에서 35분 만에 2개월치 물량을 다 팔았다. 이 비데는 3가지 물줄기를 한 개의 노즐에서 제공하는 '회전노즐' 노즐이 앞뒤좌우로 움직이는 '3D무브워시' 등 특허기술을 적용했다. 이게 소비자에게 먹힌 셈이다. 라방에서 완판을 기록한 이 살균비데는 지난해 4분기까지 인기를 이어갔다.

콜러노비타 살균비데 쇼핑 라이브 방송 화면. 사진 콜러노비타 제공

콜러노비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살균비데(BD-H700) 판매실적은 1분기보다 566%나 증가했다.

콜러노비타 관계자는 "지난해 살균비데가 이룬 '완판'기록과 판매량 증가세는 비데 업계에서 이례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라방에서 완판여부가 히트상품의 척도였던 셈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스S22 역시 라방에서 먼저 히트 조짐이 일었던 경우다.

11번가는 지난 14일 '갤럭시S22' 시리즈 사전예약 판매 라방에서 2시간 만에 132억원어치를 판매했다.

11번가 라방 시간대 역대 최대 거래액이었고 라방 사상 첫 100억원대 거래액이었다. 이날 방송 시청수만 124만명에 달했다.

실시간 라방으로 제품 실물을 직접 보여주고 방송 중 특별혜택을 제공한 게 주효했다는 게 11번가 측 설명이다.

11번가 관계자는 "갤럭시S22 시리즈 자급제 모델 전 기종이 라방 중 모두 완판됐고 특히 갤럭시S22와 갤럭시S22 플러스의 경우 방송 초반 빠르게 품절됐다"며 "라방 온라인 스마트폰 구매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 올반흔한남매핫도그선물세트. 사진 신세계푸드 제공

라방의 힘은 가공식품에서도 발휘됐다.

신세계푸드가 인기 유튜버와 손잡고 내놓은 핫도그가 그렇다.

지난해 4월 선보인 '올반X흔한남매 찰핫도그'는 10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올반X흔한남매 찰핫도그'는 당시 코로나19로 홈스쿨링이 장기화 되면서 아이들이 재미있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간식을 콘셉트로 개발한 간편식이다. '초통령'으로 불리는 인기 유튜버 '흔한남매'와 협업을 통해 출시됐다. 이 핫도는 출시 첫날 라방을 했다. 라방 당시 준비한 500세트를 완판했다. 신세계푸드 측은 라방 이후 '히트' 가능성을 확신했고 실제 이 핫도그는 매월 100만개씩 팔리고 있다.

라이브커머스업계 관계자는 "라이브커머스가 이커머스 한축으로 자리잡았다"면서 "비대면소비시대 히트상품은 라이브커머스로 통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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