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항공·철도 러시아 연결길 끊겨

2022-03-07 10:57:13 게재

러시아제재 확대 … 금융 이어 물류망 고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세계 각국의 제재가 해운·항공·철도 등으로 확대되면서 러시아 물류길이 끊기고 있다.

지난 4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해운기업인 덴마크 머스크사는 우크라이나행 화물운송을 중단했다. 1일에는 러시아로 가거나 러시아에서 나오는 해상·육로 운송 주문도 더 이상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해운기업에서 종합물류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덴마크 머스크사는 4일 새로 부과된 대 러시아 제재에 따라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새로운 대륙간 철도 예약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사진· 머스크사 홈페이지 제공


앞서 지난달 24일부터는 우크라이나 항만으로의 선박 입항도 금지했다. 머스크사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20%를 점유하고 있다. 머스크는 유럽연합의 러시아 제재가 시작된 후 이같은 조치를 내렸지만 식료품과 의약품, 인도주의적 지원 물품에는 적용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머스크와 스위스 해운기업 엠에스씨(MSC)는 가까운 시일 안에 운송 조건 등이 변경될 수 있다고 고객사에 알렸다. MSC는 머스크와 세계 최대 해운얼라이언스인 '2M'을 맺고 운송서비스를 하고 있다.

독일 해운기업 하팍로이드사는 2월 중순부터 흑해와 아조프해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수역을 군사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규정해 컨테이너 운송을 거절하고 있다. 선사는 컨테이너 박스에 수출입 화물을 실어 정기적인 스케쥴에 따라 운송서비스를 하고 있다. 컨테이너 라인을 제외한 다른 운송은 우크라이나와 관계된 운송 예약만 중단하고 있다.

미국 해운기업 쉽코도 러시아·벨라루스·우크라이나 관련 운송 예약을 중단했다. 이런 현상은 정치적 이유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안전에 관한 문제와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지역이 위험하다는 선장의 판단에 따라 여러 선박들이 러시아 항만 기항을 중단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국은 러시아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선박 중 러시아 국영선사 페스코의 컨테이너선 2척을 포함, 총 5척의 선박을 러시아 제재 명단에 포함했다. 이에 대해 페스코사는 해당 선박들이 모두 러시아 국내에서만 운항하고 있어 제재로 인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주요 7개국(G7)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시스템에서 러시아 일부 은행을 배제하는 금융제재가 진행 중이지만 페스코는 제재를 받지 않은 러시아 은행으로의 송금이나 중국 위안화를 통한 대금 지불 등 대체 방안 등을 고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하늘길과 철길도 막혔다. 4일 코트라 모스크바무역관에 따르면 러시아의 항공기 운항을 금지시킨 국가는 총 37개국이다. 유럽 대부분 국가들이 러시아 항공기의 유럽 영공 비행을 금지했다. 비유럽 국가로는 미국과 캐나다가 대표적이고, 유럽연합 비회원국인 노르웨이 스위스 아이슬란드 등 10개국도 동참했다. 이에 러시아도 맞대응해 서방측 항공편의 러시아 영공 내 비행을 금지하기 시작했고, 유럽연합 27개국을 포함한 총 36개국의 러시아 영공 입항을 막았다.

코트라 모스크바 무역관 관계자는 "국제사회가 러시아 제재를 강화하면서 주요 선사들의 대러 물류서비스 중단과 러시아측-서방측 영공 비행이 금지되고 있다"며 "러시아 주요 물류사들이 기존에 추진하고 있던 운송 경로 다각화는 무기한 지연 또는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모스크바~우크라이나 키에프노선은 지난달 말부터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트노선은 운행 중이긴 하지만 신규 물품을 접수받지 않고 있다.

현재 국내 물류업체들은 벨라루스를 경유하는 철도로 일부 화물을 급히 대체하고 있지만 이 마저 장담하기 어렵다. 벨라루스는 친러시아국가여서 미국과 유럽연합의 제재대상이다.

정연근 이재호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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