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발효 10년, 교역 68% 증가 … 208조원 규모

2022-03-11 10:36:57 게재

자동차 반도체 플라스틱 수출 호조,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수입 급증

한국의 미국투자 3배, 미국의 한국투자 2배 각각 증가 … 통상협력 강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양국간 교역규모가 약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미국투자는 3배, 미국의 한국투자는 2배 각각 늘었다. 한미 FTA는 2012년 3월 15일 발효 후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직전인 2011년 양국간 교역규모는 1008억달러였으나 2021년 1691억달러(약 208조280억원)로 67.8% 증가했다. 이 기간 우리나라의 세계 총교역은 1조796억달러에서 1조2595억달러로 16.7% 늘었다.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를 입증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수출 959억달러, 흑자 227억달러 = 2021년 우리나라 미국 수출액은 959억달러로, 2011년 562억달러보다 70.6% 늘어나는 등 우리나라 전체 수출증가에 기여했다.

같은기간 수입은 446억달러에서 732억달러로 64%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2011년 116억달러 흑자에서 2015년 258억달러까지 급증했으나 2017년 179억달러, 2019년 114억달러로 줄었다. 하지만 2020년 166억달러, 2021년 227억달러로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품목별 수출은 자동차 반도체 자동차부품 컴퓨터 석유제품 플라스틱 등이 크게 늘었다.

이중 자동차는 한미 FTA 발효후 10년간 한국의 제1위 미국 수출품목이다. 2021년 우리나라의 자동차 미국수출은 172억달러로, 2012년 106억달러 보다 62.3% 증가했다.

반도체는 같은 기간 26억달러에서 91억달러로 250%, 컴퓨터는 15억달러에서 69억달러로 360% 각각 증가했다. 플라스틱제품은 2021년 수출액이 19억달러로 FTA 발효 후 2.3배 이상 늘었다.

다만 수출 상위10대 품목 중 무선통신기기는 2012년 57억달러에서 2021년 31억달러로 감소했다.


◆지재권 사용료 서비스적자 지속 = 품목별 수입은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가 주도했다. 한미 FTA 발효 첫해인 2012년만 해도 반도체(45억달러), 항공기 및 부품(31억달러)이 주력 수입 품목이었으나 미국의 셰일가스 증산, 원유 수출금지조치 해제 등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원유는 2014년부터 본격 수입되기 시작해 2015년 1억5000만달러에서 2021년 84억달러 수직상승했다. 수입규모가 6년만에 56배 늘어난 것이다.

액화석유가스(LPG)와 천연가스 지난해 수입액은 각각 48억달러를 기록했다. 원유 LPG 천연가스 수입액을 합하면 지난 1년간 180억달러를 들여왔다.

FTA 발효 후 자동차, 농약 및 의약품 수입도 급증해 2021년 수입액이 2012년 대비 각각 5.3배(7억달러→37억달러), 2.7배(8억달러→22억달러) 증가했다.

서비스교역은 한미 FTA 발효후 10년간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당초 우려에 비해 큰폭 증가없이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비스분야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2012년 125억달러, 2019년 133억달러, 2020년 83억달러에 이른다.

분야별로는 한미 FTA에 따른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의 영향으로 지재권 사용료 지불이 적자 지속의 주요인이다.

2020년 지재권 사용료 수출은 8억7000만달러, 수입은 47억7000만달러로, 39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부문도 지난해 수출 14억달러, 수입 31억달러로 적자규모가 17억달러였다.

◆주요 공급망 파트너로 성장 = 농축산물은 한미 FTA 발효후 증가율 기준으로는 수출이 수입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2020년 평균 농축산물 수출액은 FTA 발효 전(2007∼2011년 평균) 대비 81.8%, 수입액은 29.7% 각각 늘었다.

한미 FTA는 양국간 투자확대를 가져와 경제·통상 협력 강화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FTA 발효후(2012년∼2021년 3분기) 대미투자는 1337억달러로, 발효전(2002년∼2011년) 대비 3배 확대됐다. 이기간 미국의 한국 투자는 479억달러로 약 2배 증가했다.

한미 FTA는 양국 간 공급망 협력 강화에도 중추적 역할을 해온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안정적인 투자 기반 위에 미국이 설계·디자인, 한국은 제조 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터리 산업 역시 한국 배터리 생산기업과 미국 완성차 기업들의 합작 투자로 한국 기업은 대규모 고객사를 선점함으로써 경쟁국 대비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미국완성차 업체는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는 협력 관계를 만들어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의약품 위탁생산체제(CMO)를 기반으로 하는 양국 간 협력이 백신동맹으로 발전한 것도 공급망 결속 강화의 주요 사례로 꼽힌다.

한편 우리나라는 2022년 3월 현재 59개국과 22건의 FTA를 타결했다. 체결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하면 세계 GDP의 85%를 차지한다. 이중 18건이 발효된 상태다.

우리나라 최초의 FTA인 칠레를 비롯 미국 유럽연합 중국 인도 베트남 영국 호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아세안(ASEAN) 등이다.

이스라엘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와는 타결됐고, 현재 발효 준비 중이다. 이 외에 메르코수르 우즈베키스탄 등과는 FTA 협상에 착수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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