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공정위 어떻게 변할까 | ②온라인플랫폼 규제
시장자율 강조 … 대형플랫폼 횡포 살아날까
온라인플랫폼법 재검토 가능성 … 소비자단체·소상공인과 갈등 예고
◆민간중심 자율규제 원칙 = 14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플랫폼 기업에 대해 '민간 중심 자율규제' 원칙을 강조해왔다. 규제 완화에 무게를 둔 것이다.
윤 당선인은 플랫폼 규제와 관련해 기업의 역동성과 혁신이 저해되지 않도록 '자율규제'를 원칙으로 하되, 필요 시 최소한으로 규제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플랫폼 회사 내 자율분쟁조정위원회 설치를 유도해 기업 스스로 입점 업체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분쟁을 투명하게 처리하도록 한다는 안을 내놨다.
윤 당선인은 이 공약을 발표하면서 "플랫폼은 혁신의 하나로, 사회 전체 발전의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 입장"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규제 강화가 꼭 능사는 아니며 플랫폼 기업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이용자 보호 수준을 높인다는 목적에 집중하겠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온플법 전면 재검토 = 그동안 규제를 기반으로 디지털 공정경제 구현을 추진해온 공정거래위원회의 정책 방향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플랫폼 갑질을 막자는 취지로 발의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온플법도 전면 재검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온플법은 불공정거래행위를 적극적으로 규제해 중소기업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상품 노출 주요 순서·기준 등 입점업체의 권리·의무 관계에 중요한 항목을 계약서 필수 기재사항으로 규정하고, 입점업체에 대한 계약서 교부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제정안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주무 부처를 놓고 혼선이 거듭되면서 2년 가까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플랫폼사 간 영향력 차이를 고려해 규제 수위를 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완화론에 엇갈린 반응 = 플랫폼 규제 완화 기조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국내 플랫폼 업계는 이 같은 변화를 반기고 있다. 지난 10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새 정부에 바란다'는 입장문에서 "사전규제 중심의 현 규제방식을 사후규제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과감한 규제혁신을 추진해야 한다"며 "윤 당선인이 혁신 생태계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실천해줄 것을 믿는다"고 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산업에 명확한 정의도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현 정부가 성급하게 입법 규제를 추진했다"며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플랫폼 입점업체와 소비자들은 온플법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온플법이) 시장의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할 수 있어야 하고 ICT 기술 변화의 속도 맞춰 신속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산업과 기술이 융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산업에 대한 보호와 육성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은정 참여연대 간사는 "일방적인 규제 완화는 소상공인 보호를 포기하고 공룡 플랫폼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라며 "4월 임시국회가 온플법을 통과시킬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이 때문에 플랫폼의 갑질 방지 등 디지털 공정 경제 구현을 핵심 과제로 추진해 온 공정위의 정책 동력도 상실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공정위 정책 기조가 규제완화가 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새정부가 들어서는 만큼 어떤식으로든 정책변화가 따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