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민경천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

"소고기 시장 개방 후 한우 자급률 31%로 하락"

2022-03-24 11:11:07 게재

한우 유통구조 개선, 자급률 40% 목표

임기내 자조금 거출 100% 달성 계획

"한우는 쌀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농축산물입니다. 하지만 소고기 수입개방 이후 한우 자급률은 31%까지 떨어졌습니다." 민경천(사진)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이 최근 소고기 자급률을 걱정하며 꺼낸 말이다. 자국 내 생산기반이 부족하면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야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발생하면 대처 불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수입 소고기는 2007년 광우병 파동으로 잠시 주춤하다 수입량이 늘고 있다. 수입이 완전 개방되는 2025년에는 한우 자급률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우 농가들은 판매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민 위원장은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한우 소비량도 늘어났지만, 여전히 수입량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한우 직매장을 늘려 자급률을 40%까지 높이는데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 위원장은 청년 시절 전남 해남에서 한우 1마리로 농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현재 가족과 함께 한우 400마리를 키우고 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을 맡고부터 한우농가들이 스스로 한우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쓰고 있다고 했다.

민 위원장을 16일 서울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한우 소비량이 늘어났다.

한우 소비 증가는 코로나19에 따른 가정 내 소비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소득 수준 향상과 직결돼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재난지원금이 한우 소비에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내 가족이 먹는 고기로 질 좋은 한우를 사겠다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소득이 줄면 한우 소비도 감소한다. 장기적으로는 국민 소득과 관련 있다.

■ 한우가 비싸다는 인식이 강하다. 다양한 가격대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은데

가방도 10만원짜리가 있고, 수천만원하는 것도 있다. 소고기도 가격대가 다양한데 한우는 비싼 영역에 들어가지만 여러 계층에서 사랑받고 있다. 그만큼 품질이 좋고 믿을 만하다는 뜻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품질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 세계 곡물시장이 위태롭다. 사료값 인상이 불가피해 보이는데 한우 가격 변화는

축산 생산비에서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곡물은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유가와 이를 운반하는 해운운임 등에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정부는 국내 해운사를 구조조정한다고 팔게 만들었다. 지금 외국 선사들이 우리나라에 곡물을 싣고 들어오지 않는다. 결국 더 비싼 운임을 내고 곡물을 가져오다 보니 사료값도 들썩인다. 정부의 근시안적 정책이 결국 시간이 지나면 이런 문제를 일으킨다.

■ 한우 생산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현재 사육 마릿수가 약 340만이다. 증가세라고 하지만 소비량 등을 분석해야 한다. 생산 목표치가 340만두이기 때문에 과다 생산이라고 볼 수 없다. 소비가 받춰주는데 가격이 쉽게 내려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 수입산 소고기와 다른 한우의 경쟁력은

한우는 단일 품종에 단일 유전자다. 한우 지방은 영상 25도에서 체내에서 분해된다. 수입육은 기름이 굳는데, 한우는 녹았다는 연구가 있다. 면역력에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 임기 내 해결하고 싶은 과제는

한우 자급률을 40%까지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한우자조금은 등급 판정을 받은 한우 1마리를 도축할 때마다 한우농가가 2만원씩 내서 운영된다. 도축장에서 자조금을 거출하는데 비율이 거의 100%에 달하고 있다. 미납 자조금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임기 내 자조금 거출 100%를 달성하고자 한다. 또 소비자들이 친환경 한우를 직거래할 수 있는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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