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내각 인선)10명 … '다양성-공동정부' 우려 정면돌파?
내각 2차 인선, 이르면 13일 발표 … 이태규 위원 인수위 이탈 변수
"성과 낼 수 있는 사람" … 호남·여성·국민의당 일부 포함 전망도
'전두환 옹호' '출산이 애국' … 1차 발표 후보자들 과거 주장 논란
윤석열정부 1기 장관후보자 2차 인선의 불확실성이 '돌발변수'로 한층 높아진 모습이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퇴를 선언함에 따라 '다양성 부족' 비판에 더해 안철수 인수위원장과의 공동전선 균열 우려까지 가중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당선인이 실력 중심의 인선 기조를 관철시키리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 장관직에 여성·지역·국민의당을 할당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치인 배제' 이어질까 = 윤석열 당선인은 이르면 13일, 10개 부처에 대한 장관후보자 인선을 발표한다. 앞서 10일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국방부 등 8개 부처에 이어 두 번째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는 윤 당선인 대선 출마 때부터 합류해 관련 공약을 만든 정철영 서울대 농산업교육과 교수, 그리고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거론된다.
외교부 장관으로는 4선 박진 의원이 유력하며, 함께 2배수로 꼽혔던 조태용 의원은 주미대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조 의원은 비례대표이기 때문에 의원직을 내려놓더라도 후순위 승계가 가능, 의석수에도 부담이 없다. 행정안전부는 당초 이태규·윤한홍·이철규·박수영 의원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윤 당선인의 '정치인 배제' 의지에 따라 관료 출신이 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양수산부는 이연승 전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출신인 이 전 이사장은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연구원 출신으로 현재 홍익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승환 전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장, 이태규 의원 등도 함께 거명되고 있다.
통일부는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김병연 서울대 교수가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전남 강진 출신으로, 윤석열 캠프에서부터 통일·대북문제 공약을 만들었다. 김 교수는 북한 경제분야 전문가다. 현역인 권영세·이태규 의원 등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지만 권 의원은 국회로 돌아갈 뜻을 거듭 강조하고 있으며 이 의원도 11일 입장발표를 통해 입각을 거부한 상태다.
법무부는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 출신이 배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 조상철 전 서울고검장 등이 거론된다. 중소벤처기업부에는 나경원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엔 이용호 의원 등이, 고용노동부 장관엔 유경준 의원과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 등이 오르내린다.
대통령 비서실장엔 김대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김한길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강석훈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물망에 올랐다. 대통령실 홍보수석에는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 등이 거론된다.
◆"안배 한들 '통합'이라고 해주지 않아" = 이태규 의원의 인수위 이탈이 2차 인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는 미묘한 시각차가 있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은 12일 YTN라디오 '뉴스킹'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께서는 지역차별이나 지역에 따른 홀대는 전혀 없다고 누누이 강조했기 때문에 그러지는(지역을 차별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며 "그분들의 최종 목표는 지역균형발전, 지역통합을 위해서 일할 분들인데 특정지역 출신이 있다, 없다를 가지고 지역차별이라고 하는 것은 성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인수위 관계자는 12일 통화에서 "지역·성별·계파를 안배한다고 해서 민주당이 '통합'이라고 인정해주겠느냐"며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과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을 우선으로 뽑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태규 의원은 이미 안철수 위원장으로부터 정치적 수혜를 많이 받은 사람인 만큼 그가 이탈했다고 해서 공동정부에 금이 갔다고 보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편 1차 발표된 장관후보자들은 일찌감치 과거 언행·재산 등으로 논란·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후보자는 2012년 대구 지역일간지의 한 칼럼에서 결혼·출산을 '애국'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듬해에는 성범죄자 취업제한 직종에 의료인을 포함시킨 '아청법(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비꼬는 '3m 청진기' 칼럼을 써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기자 출신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후보자는 전두환·박정희·이승만의 리더십과 업적을 강조하는 칼럼을 여럿 쓴 사실이 이른바 '역사관' 논쟁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박 후보자는 '전두환식 리더십의 바탕은 의리'라고 하는가 하면 '5.16은 산업화의 상징'이라는 등의 주장을 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후보자는 지난해 한 중앙일간지 칼럼에서 "성인지예산이 국방예산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주장을 펴 사실관계와 다르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밖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후보자는 인수위 합류 후 LG디스플레이 사외이사로 재선임된 사실, 이종섭 국방장관후보자는 함동참모본부 재직 시절 관사에 살며 2주택을 보유했던 일이 불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