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디지털자산위원회 신설해 정책 총괄"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공약' 이행, 국민의힘 세미나 … 대통령령으로 3개월 내 시행가능
12일 오전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위원장 윤창현)가 주최한 세미나에서는 현재 거래되고 있는 가상자산(코인)을 비롯한 디지털자산 산업 전반에 대한 정책과 감독을 수행할 컨트롤 타워를 정부 조직으로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중첩된 과제의 해결방안은'을 주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날 세미나에 발제를 맡은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가상자산특위 위원)는 '디지털자산산업 전담기구와 민관협력의 과제'를 발표하면서 "디지털경제의 성장가능성을 고려해 개별 법률에 의한 정부부처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주식투자자 보호 수준의 디지털자산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며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디지털자산 시장 메커니즘을 만들고, 시장에서는 산업진흥을 우선하는 장관급 부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덧붙였다.
◆"규제 일변도 정부 정책 한계" = 윤창현 국민의힘 가상자산특위 위원장은 "새 정부 출범에 발맞춰 본격적인 입법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디지털자산 산업이 새로운 미래성장 동력으로 발전하고 건전한 거래질서를 확립할 수 있도록 입법적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신고·수리를 통해 규제하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 시행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자금세탁방지 의무 부과와 함께 관리·감독을 하는 것이다. 또 기획재정부는 가상자산 과세와 외국환거래법령 위반여부 점검 등을, 과학기술정통부는 블록체인 산업육성과 가상자산사업자 해킹 방지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황 교수는 현재와 같은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을 비롯해 NFT(대체불가능한 토큰), 메타버스 등 디지털신기술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전담기구를 설치해 산업을 육성하고 투자자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자산위원회의 주요 업무는 △산업 정책의 기본방향 설정 및 중장기 기본계획 수립 △각 부처별 실행계획과 주요정책 점검 및 조율 △투자자 및 이용자 보호 △법제도 개선 △산업분야별 정책 및 현안과제 연구 △교육과 인재육성 등이다.
황 교수는 디지털자산위원회 조직 구성을 위해 2가지 안을 제시했다. 1안은 대통령령에 의한 조직구성이다. 3개월 내에 시행이 조직구성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심의 및 조정 부처가 많아 업무 수행시 다소 지연될 소지가 있다. 2안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후 조직을 구성하는 것으로, 기본법이 마련되면 디지털자산 관련 모든 정책을 총괄 수행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년 내 시행이 목표지만 여야 협의 등 조직 출범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디지털자산위원회와 함께 민간협회인 한국디지털자산협회 설립도 제안됐다. 디지털지산기본법 제정 전이라도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 정식단체로 출범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민규 변호사(가상자산특위 위원)는 "민관협력 기구 구축을 위해 디지털자산전담 위원회를 두고, 정부기구와 민관의 가교 역할을 담당할 디지털자산협회를 두는 것에 동의한다"며 "협회의 경우 필요하면 회원사와 고객 간의 분쟁을 실질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이에 대한 근거법이 제정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 진흥 못지않게 투자자 보호 중요" = 금융위원회 과장 출신의 이한진 변호사는 "기존에 국회 정무위에서 논의되던 이른바 '업권법' 논의에 속도를 붙여 미국 정부 보고서 공개 전이라도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할 것인지, 아니면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디지털자산의 기회요인과 위험요인에 대한 범정부적 노력을 통해 논의를 정리하고 미국과 국가안보·동맹 차원의 조율 등을 거쳐 법제정을 할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달 9일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재무부와 금융안정감독위원회, 상무부, 법무부 등이 180~210일 이내에 디지털자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각종 위험요인·기회요인 등에 대해 대통령에 보고하도록 했다. 따라서 오는 9~10월 중에 미국 정부의 보고서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담기구 설치방안에 일단 신중론을 폈다. 고 교수는 "우선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에 '암호자산정책국'을 신설하고 관련 부처와의 업무협의를 위해 '암호자산정책협회의' 신설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추후 산업 추이를 고려해 조직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 진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별도의 감독기구 설립"이라며 "전문성과 함께 효율적인 규제감독 업무 수행을 위해 민간공적기구 형태인 '암호자산감독원(가칭)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현재의 금융감독기구는 암호자산에 대한 전문성 있는 감독이 어려운 한계가 있다"며 "특히 금융위와 금감원으로 나눠져 있는 비효율적인 현행 금융감독기구 체계에서는 감독 실패의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 피해 초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 또 다른 발제자로 나온 정재욱 변호사(가상자산특위 위원)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통해 가상자산사업자 관련 △이해상충 및 불공정거래행위 방지를 위한 행위 규제를 도입하고 △내부통제기준·절차 마련의 법제화 △공시△정보차단벽 설치 등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정부는 가상자산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는 관련 전담기관을 구성해 사업자의 행위규범 준수여부, 내부통제기준 및 정보차단벽 설치의 적절성 및 이행여부 점검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