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 약속·민생 행보" … '검수완박·정호영' 거리두기

2022-04-20 14:20:48 게재

20일 전북·전남 3개 도시, 21~22일 경남·부산 방문

윤 측 "지인과 지기는 달라" 검수완박엔 '대리' 메시지

취임 앞두고 검찰공화국·인사독주 이미지 고착화 경계

윤석열 대통령당선인이 취임을 3주 앞두고 20일부터 사흘간 호남 및 경남·부산 지역을 차례로 방문, 지역 민생 챙기기에 나선다.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에는 말을 아끼고, 의혹·논란에 휩싸인 장관후보자와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내각인선 당시 비등했던 '검찰공화국' '인사독주' 비판여론을 피해 다시 '민생' '통합' 이미지를 채워나가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호남, 재난·사고 피해자 껴안기 = 윤 당선인은 20일 전주·광주·영암 등 전북·전남지역 3개 도시를 찾아 이른바 '약속과 민생의 행보'를 이어간다. 일주일 전 1박 2일 대구·경북지역을 방문했던 일정의 연장이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브리핑을 통해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당선 후 다시 찾아뵙겠다'는 지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지역 민생의 현주소를 직접 곁에서 돌아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대선 기간 5차례 호남지역을 찾은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방문을 시작으로 오후에는 광주, 저녁에는 영암을 방문한다. 전북지역으로 이동하는 비행기에서는 새만금 개발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윤 당선인은 이날 호남방문 후 서울로 돌아와 부친상을 당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찾아 조문하고 21~22일에는 1박2일 일정으로 경남·부산지역을 순회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은 앞서 19일에는 서울 용산가족공원 개방부지에서 재난·안전사고 피해자 및 유가족들과 만나 오찬을 같이 하며 위로했다. 울진·강릉 산불 피해자,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유가족, 과로사한 택배 노동자 배우자, 평택 화재 순직소방관 자녀 등 윤 당선인이 대선 기간 방문했던 재난사고 현장과 관련된 인사들을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중증장애인이 함께했다.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국회 화상연설 때 동시통역을 맡았던 올레나 쉐겔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도 초대받았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찬을 함께한 참석자 전원을 오는 5월 10일 열리는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했다.

◆"정호영 40년 지기, 잘못된 사실" = 윤 당선인은 민주당이 추진중인 '검수완박', 내각 후보자들을 둘러싼 의혹공방 등 '뜨거운 감자'와는 거리를 두며 말을 아끼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아빠 찬스' 비판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후보자에 대한 태도 변화다.

당초 윤 당선인 측은 논란이 막 일기 시작하던 15일에는 "본인이 매우 떳떳한 입장으로 소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다"며 정 후보자 측 입장을 전하는 데 무게를 뒀다. 윤 당선인도 17일 대변인을 통해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을 전하며 '범법'이 결격사유라는 시각을 보였다. 장제원 비서실장은 18일 정 후보자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비교하는 질문에 "조작을 했나, 아니면 위조를 했나"라며 날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아빠 찬스' 정황이 계속 드러나자 19일 배현진 당선인대변인은 "당선인이 부정한 팩트라고 얘기하셨던 것이 법적인 어떤 책임을 넘어서 도덕성까지 (포함한) 더 한 차원 높은 차원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사안"이라며 여론에 한층 비중을 실었다. 또 정 후보자와 윤 당선인이 '40년 지기'로 알려진 것에 대해 "잘못 알려진, 잘못된 사실"이라고 선을 그었다.

배 대변인은 20일 통화에서 "지기와 지인은 다름을 설명한 것"이라며 "마치 친한 친구 사이라서 기용한 것처럼 더 이상 비춰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 후보자뿐만 아니라 모든 후보자에 대해 우선 적용한 원칙이 전문성과 실력"이라며 "친분도, 기계적 할당도 이보다 앞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민식 당선인특보 "차라리 국회 입법권을 완전 박탈" = 윤 당선인은 '검수완박'에 대해서도 '심복'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 지명으로 맞받은 이후에는 일절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대신 '대리'를 앞세워 대응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박민식 당선인 특별보좌역은 20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검수완박에 대해 "그런 말도 안 되는 법을 만드는 국회라고 하면 차라리 국회의 입법권을 완전 박탈시키라는 것이 국민의 목소리"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이 차라리 이 법을 만들려면 우선 헌법 개헌을 먼저 해서 그런 법적인 문제의 소지가 되는 조항을 다 바꿔야 된다"며 "헌법 아래 있는 법을 저렇게 정권이 끝나 가는 판에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이유를 참 알 수가 없다"고 한탄했다.

이어 김오수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그동안 뭘하고 있다가 갑자기 '수사지휘권 살려두고 수사권만 없애면 되지 않느냐'라고 하는데 검찰 내부 뿐만 아니라 국민들한테 얼마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그냥 사표를 쓰는 것이 본인의 진정성 있는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는 앞서 19일 입장문을 내고 "새 정부 국정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라며 민주당을 향해 "검수완박법 처리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수위는 "법원행정처는 사법경찰관의 부실·소극 수사를 시정할 아무런 방법이 없다는 점, 인권침해를 방지할 방법이 없다는 점 등을 우려한다"며 "법원조차도 이같이 이례적으로 의견을 표명한 것이 어떠한 의미인지 무겁게 새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앞서 13일에도 입장문을 내고 "헌법 파괴행위" "국정 운영 방해" 등 같은 취지의 주장을 편 바 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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