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8일 '세계 산재노동자 추모의 날'

2022-04-26 11:08:11 게재

1970년 4월 28일 미국에서 '작업장 안전과 보건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이듬해인 1971년 같은 날 '작업장 안전과 보건국'이 만들어졌다. 1989년부터 미국노동총연맹(AFL-CIO)은 이 날을 작업 중 죽거나 다친 노동자들을 추모하는 날로 삼았다. 1984년 캐나다 공공부문노조(CUPE)도 추모행사를 시작했다. 1991년 캐나다 의회는 이 날을 국가추모일로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북미를 비롯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노조들은 매년 4월 2일 추모행사를 했다. 1992년 영국에서 '죽은 이를 기억하고 산 자를 위해 싸우자'는 운동이 시작됐다. 1993년 스코틀랜드 총연맹이, 1999년 영국 총연맹이 이어받았고 2000년에는 영국 정부기구인 '보건과 안전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였다.

이런 과정에서 끔찍한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1993년 5월 미국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심슨 가족'의 '바트' 인형을 생산하는 태국공장에서 188명의 노동자가 화재로 사망했다. 당시 회사는 노동자들이 인형을 훔쳐갈지 모른다며 공장문을 밖에서 잠가 노동자들이 빠져나갈 수 없었다.

1996년 국제자유노조연맹(ICFTU)은 촛불을 들고 이 사고를 추모하며 "선진국 어린이들의 꿈이 담긴 장난감에 개발도상국 노동자들의 피와 죽음이 묻어있다"며 각성을 촉구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2001년 이 날을 '국제작업장 안전과 건강을 위한 날'로 선포했고, 2002년에는 국제연합(UN) 가맹국들 역시 공식일로 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세계 산재노동자 추모의 날'은 호주 아르헨티나 벨기에 브라질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스페인 태국 대만 등 세계 19개 나라에서 국가추념일로 지정됐다.

우리나라는 아직 공식추모일이 아니다. 노동계만의 행사로 그치고 있다. 한국노총은 2000년 7월 보라매공원에 산재희생자 위령탑을 세우고 2001년부터는 4월 28일에 '세계 산재노동자 추모의 날' 행사를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1988년 15살 문송면군이 수은중독으로 사망한 7월을 '산재추방의 달'로 하다가 2002년부터 4월에 추모행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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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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