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5명 중 1명 "노력해도 성공 못해"

2022-04-28 11:25:10 게재

조사국가 중 '부정' 높아

1990년 '86세대'의 2.5배

한국 청년 5명 중 1명은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한다'는 열패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0년 조사 때보다 2.5배 증가한 것으로 당시 청년이었던 '86세대'보다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가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부정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28일 한국행정연구원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사회전환을 위한 과제 연구'(연구책임자 박준)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조사기관 '월드 밸류 서베이'(world values survey·세계 가치 조사)의 7차 조사(2016~2020년)에서 한국의 16~24세 청년 중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20.8%로 나타났다. 7차 조사는 한국의 경우 2018년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국내에서 1990년 실시한 2차 조사(1990~1994년) 때는 이같은 응답이 8.4%였다. 당시 조사는 7차 조사와 달리 29세 이하를 청년으로 분류해 차이가 있지만 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청년층의 부정적 인식이 약 2.5배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체 조사 국가 청년층의 평균 부정 답변율이 2차 때 16.0%에서 7차 때 14.7%로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한국 청년들의 부정적 응답 비율은 미국, 일본, 멕시코, 스웨덴 등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중국의 경우 2차 조사 때 35%에서 7차 조사에서 10% 수준으로 낮아졌다.

전체 연령대로 봐도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우리 국민 비율은 2차 조사 때 9.5%에서 7차 조사에서 14.1%로 높아졌다. 청년층에서 증가폭이 가장 컸지만, 전체 연령대에서도 상승 추세가 이어진 것이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사회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하긴 하지만 신뢰의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신뢰의 감소와 사회적 연대감의 약화가 불평등하다고 인식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보고서는 "이런 경향은 현재 우리 청년층 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열패감 현상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우리사회의 불공정성 문제를 제도적 보완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국민적 믿음을 높이기 위해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의 문제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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