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수익성 둔화 … 2분기 더 큰 타격 우려

2022-05-19 11:43:20 게재

역대 최대 매출·영업이익으로 선방 … 순이익은 감소

고물가·고금리 악영향에 영업외수익 일회성 요인 겹쳐

흑자기업 줄고 적자기업 증가 … 부채비율 2.3%p 상승

코스피 상장기업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다만 순이익은 감소하며 수익성이 둔화됐다. 고물가와 고금리 악영향에 영업외수익의 일회성 요인이 겹쳤다. 흑자를 낸 기업은 줄고 적자기업은 늘었다. 기업 재무상황도 악화되며 부채비율은 전년 말 대비 2.3%p 높아졌다. 문제는 기업의 각종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2분기에는 더 큰 타격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가 부담과 전쟁 여파로 치솟는 원자재 가격과 여전한 공급망 병목현상 등이 기업 실적을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 '삼성전자 의존' 심화 = 18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12월 결산법인 코스피 상장사 608개사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660조9141억원, 영업이익은 50조510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24.18%, 14.13% 증가했다고 밝혔다.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하지만 순이익은 41억6910억원으로 전년보다 13.79%(6조6701억원) 줄었다. 지난해 1분기 네이버의 라인 합병 관련 일회성 처분이익(15조원)에 따른 역기저효과 때문이다. 이를 제외하면 순이익금액은 전년대비 약 6조원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7.64%로, 전년 동기 대비 0.65%p 낮아졌다. 매출액순이익률은 6.31%로 2.78%p 급감했다.

'삼성전자 의존' 현상은 심화됐다.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 증가율은 4.69%로 10%p나 줄었다.

거래소는 "작년 1분기와 비교 대상 상장사가 늘어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은 수치상으로 증가했지만 실제 대외 악재에 따른 자회사들의 영업 부진 등으로 연결 순이익금액은 오히려 줄었다"며 "재무상태도 전년대비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연결기준 1분기 부채비율은 118.57%로, 전년 동기 대비 2.3%p 증가했다. 적자기업수도 늘었다. 분석대상 608개사 중 흑자 기업은 504곳에서 476곳으로 축소된 반면, 적자를 낸 곳은 104개사에서 132개사로 증가했다.


◆순이익 감소 업종 더 많아 = 업종별로도 순이익이 줄어든 곳이 더 많았다. 코스피의 경우 네이버가 속한 서비스업의 순이익이 지난해 1분기 대비 60.72% 감소했다.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로 인해 전기가스업도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전력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기가스업의 순손실은 1분기에만 5조 1188억 원에 달했다. 이외에 △의약품(-29.00%), △기계(-25.22%), △운수장비(-16.41%), △건설업(-15.18%), △화학(-4.29%), △종이목재(-3.72%), △음식료품(-0.25%)등 업종의 순이익도 감소했다. 반면 △섬유의복(75.25%), △철강금속(70.98%), △전기전자(50.30%), △유통업(47.49%), △통신업(17.84%), △의료정밀(16.59%), △비금속광물(7.84%), △운수창고업(흑자전환) 등 8개 업종의 순이익은 증가했다.

금리 인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금융업종은 각 부문별로 실적이 엇갈렸다. 금융업 43개사의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5.61%, 5.71% 감소했다. 이 가운데 금리 인상으로 순이자마진이 올라간 은행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11.02% 증가했고 금융지주 또한 순이익은 16.31% 올랐다. 반면에 개인투자자 이탈과 금리상승으로 인해 증권사 순이익은 전년 대비 36.36% 감소, 보험사는 34.10% 줄었다.

◆코스닥 IT·제조업 실적 대폭 증가 = 거래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코스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1050개사의 매출액은 62조76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9%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4조2833억원, 3조3277억원으로 26.02%, 2.87% 늘어났다. 영업이익률도 6.82%로 전년 동기 대비 0.28%p 늘었다.

업종별로 보면 기타업종의 순이익 소폭 감소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 실적이 모두 증가했다. 특히 IT업종의 실적이 대폭 늘었다. 매출액 부분에서는 IT, 제조업, 기타업종 모두 평균 20%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및 원자재 가격의 급등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에도 불구하고 진단키트 관련 제약업종의 약진과, 배터리, 반도체 업종이 실적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스닥기업 전체 순이익률은 5.30%로 전년대비 0.93%p 줄었다. 영업외수익은 줄고 영업외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재무건전성은 악화됐다. 부채비율은 1분기 말 기준 109.39%로 작년 말보다 2.36%p 높아졌다.

코스닥시장에서도 흑자를 낸 기업은 줄고 적자기업은 늘었다. 분석대상기업 1050사 중 65.43%에 해당하는 687개사가 흑자를 냈다. 반면 363사(34.57%)는 적자를 시현했다. 작년 1분기 67.66%의 기업이 흑자를 내고 32.34%가 적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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