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발' 위기 속 바이든 한·일 순방

2022-05-20 10:44:45 게재

설리번 "위협에 움추려들지 않아" … 미 국방부 "민첩한 대비태세 유지"

20일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일본 순방 일정이 시작된 가운데 미국 백악관과 국방부 등 안보라인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거듭 경고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행 비행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한국 혹은 일본에 있는 기간 어떤 종류의 실질적인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면서 "이는 7차 핵실험일 수도 있고 미사일 시험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일 순방 위해 전용기 오르며 손 흔드는 바이든│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한일 순방을 위해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오르며 손을 흔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2일 한국, 22∼24일 일본을 순차적으로 방문한다. 앤드루스 공군기지 AP=연합뉴스


그는 또 "북한은 수십 년간 군사력 발전과 도발을 위해 미사일 시험발사를 해 왔다"며 "우리는 이런 만일의 사태에 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한국·일본과의 긴밀한 공조를 강조한 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뿐 아니라 중국과도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이(북한의 도발)는 동맹 방어를 위한 미국의 용기를 키울 뿐 아니라 역내에서 우리군 태세의 수정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혹은 이후에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시험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제기하며, 이에 대한 군 태세 수정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순방의 핵심 메시지는 미국이 여기에 우리의 동맹을 위해 왔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과 일본에 방위와 억지력을 제공하는 것을 돕기 위해 여기 왔고, 우리는 어떤 위협이나 공격에도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들 두 나라 및 한미일 삼각 공조는 북한의 어떤 추가적인 도발에도 오히려 강해질 것"이라며 "만약 무슨 일이 발생한다면 이는 다만 미국이 인도·태평양에 관여하려 한다는 점, 미국이 충실한 동맹이라는 점, 어떤 공격에도 움츠러들지 않는다는 점만을 확인하고 강조할 뿐"이라고 단언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순방 기간 미국의 안보 우려에 대한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해당 전구에 있는 동안 북한이 미사일 발사든 핵실험이든 어떤 것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예측·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날 설명했다"며 "이와 관련해 민첩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이나 일본 방문 중에 이런 도발이 발생할 가능성을 포함해 모든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마다 안보 문제는 우려 사항으로 인도·태평양 안보는 오랜 관심사"라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중국을 최우선으로 직면한 도전으로 간주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그것이 우리가 대통령의 순방 전에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민첩한 태세를 취하고 있음을 확실히 하면서 그에 대해 말했던 이유"라며 "더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커비 대변인의 이 같은 언급은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 기간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군사적으로 충분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올해 들어 16차례의 미사일 도발을 한 북한은 바이든 대통령의 한일 순방을 계기로 대륙간탄도미사일 추가 시험 발사나 핵실험을 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로 결행 시간만을 보고 있다는 게 한미 당국의 공통된 판단이다.

이번 순방을 계기로 북미간 대화의 물꼬가 다시 열릴지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설리번 보좌관은 북미 대화를 위한 노력에 대해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우리는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에 준비돼 있으며 궁극적 목적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며 "우리는 이를 행동 대 행동 원칙에 기반해 그들이 단계를 밟을 준비가 돼 있으면 우리도 준비돼 있다고 제안해 왔다"고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를 북한에 여러 경로를 통해 직접 소통해 왔다"며 "이를 우리 동맹과 공조 속에 소통했고, 이에 대한 의사를 중국과도 이야기했다"고 부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은 현재까지 의미 있거나 건설적인 외교에 관여할 어떤 의사도 내보이지 않고 있다"며 "그들이 거부를 계속하는 한, 우리는 동맹과 공조 속에 압박을 가하고 도발 행위에 대해선 투명하고 단호하게 대응하는 길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계획을 묻는 말엔 "그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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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한면택 특파원 · 정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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