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미-중·러' 틈새외교 시험대

2022-05-20 11:37:58 게재

바이든 미 대통령 오늘 방한 … 중간선거 성과 겨냥

윤 "한미관계 더 튼튼 … 중국과도 잘 해나가면 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부터 2박 3일 간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한미정상회담은 이틀째인 21일 열린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 임기 열흘째인 윤 대통령 모두 지지도 상승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얼마나 상승효과를 낳을지 관심이다.

한미정상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간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을 방문한다. 사진은 이재용 부회장 소개로 바이든 대통령이 둘러 볼 공장 내부 전경. 삼성전자 제공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을 돌며 경제적 성과를 과시, 미국 내 유권자들의 표심을 반등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0일 늦은 오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방문을 첫 일정으로 잡은 것도 같은 뜻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으로 인사청문 정국을 매듭짓고 숨을 고르며 지방선거를 지켜보게 됐다. 전례없이 낮은 기대치 속에서 출발한 새 정부가 회담 이후 얼마나 국정운영에 탄력을 받을지 지켜볼 일이다.

외교적으로는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긴장관계 속에서 얼마나 지혜를 발휘할지 계속 시험받게 됐다. 당장 미국 주도의 IPEF(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가입,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기지 정상화 등으로 인한 대중외교 악화 우려를 어떻게 해소시킬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러시아를 겨냥해 현재 '준 회원국'인 한국의 나토(NATO) 확대참여를 요구하거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최신 무기체제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2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국제 사회에 많은 변화가 있기 때문에 한미관계가 더 튼튼해지고 더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그런 동맹으로 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관계 악화 우려에 대해서는 "그렇게 제로섬으로 볼 필요는 굳이 없다"며 "중국과의 관계도 경제 관계를 잘 해나가면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오후 대통령 전용 공군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에 도착 후 윤 대통령과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한다.

이튿날인 21일에는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방문 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이동,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북핵 대응, 경제 안보, 역내 협력 등이 핵심 의제로 논의될 전망이다. 양 정상은 회담 결과와 관련해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선언도 발표한다. 이후에는 청사 인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찬을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과거 오바마 전 대통령 방한 때도 만찬장소로 사용된 바 있다.

22일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전 오산 공군기지를 방문해 한미 장병의 노고를 위로하고 격려한다. 윤 대통령은 오산까지 동행한 뒤 당일 오후 일본으로 떠나는 바이든 대통령을 환송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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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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