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폭증에 관련 범죄 기승

2022-06-28 10:53:12 게재

스미싱 브러싱스캠 등 다양

경찰 "문자 클릭 금지" 당부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지난 3월 2021년 우리나라 택배 물량이 36억2967만개로 2020년 33억7373만개에 비해 7.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민 1인당 연간 70.3회 택배를 이용했다는 의미다.

28일 경찰과 보안업계는 택배 이용이 일상화되면서 관련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어 이용자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고의로 주문하지 않은 택배를 보내고 택배가 본인 것이 아니라고 택배상자의 전화번호로 연락하는 순간 사기꾼이 "수령인 정보를 확인하겠다"며 이름과 주소 등 개인정보를 물어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넘어간 개인정보는 범죄에 노출되게 된다.

배송 중인 택배가 파손됐다거나 반송을 요청한 택배가 분실됐다는 문자를 보내는 경우도 많아졌다. 사기꾼 일당은 미리 확보한 성명과 주소로 배송회사 이름을 도용해 "반송 중 파손되었으니 배송 상황을 확인하세요" "배송문제가 발생했으니 주소 입력이 다시 필요합니다" 등의 링크를 보내 클릭을 유도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링크를 누르면 유인 사이트로 이동해 계좌번호와 카드 등 정보를 알아내 범죄를 저지르는 스미싱이다.

스미싱은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로 인터넷 주소가 포함된 휴대전화 메시지를 전송한 후에 이용자가 악성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해 금융정보를 해킹하는 방식의 범죄다.

지난해 경찰청이 처리한 택배 사칭 스미싱 신고와 차단은 17만5753건에 달한다.

마약 공급업자들이 쓰는 '던지기 수법'을 쓰는 경우도 있다. 던지기는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고 구매자가 그 장소를 방문해 물건을 찾아가는 비대면 거래다. 택배를 이용할 경우는 마약이나 불법 물품을 고의로 배송한 후 연락이 오면 구매자가 찾아가는 방식으로 악용한다.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국제택배로 아무에게나 발송한 뒤 수신자로 가장해 상품 리뷰를 올리는 사례도 등장했다. 리뷰를 조작해 온라인 판매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무작위로 물품이 들어있지 않은 택배를 발송하는 행위로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이라고 한다. 대개 해외 물류창고에서 발송해 빈 택배를 보내는 방식이다.

경찰은 "주문하지 않은 택배를 받았다면 이후 분쟁을 막기 위해 열어보거나 물건을 버리지 않는 게 좋다"며 "오배송된 택배를 받았다면 송장에 적힌 번호로 전화하지 말고 택배사에 직접 연락해 반송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택배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택배 상자의 개인 정보 누출을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일부 택배회사는 운송장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안심번호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도 상당수 택배 운송장에는 개인 정보가 남아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배송지 정보를 잘게 절단해 쓰레기봉투에 버리는 습관이 중요하다"며 "바코드도 폐기해야 하고, 물파스나 아센톤으로 개인정보를 지우는 방법도 있다"고 밝혔다.

보완업계는 택배기사 사칭 범죄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SK쉴더스 관계자는 "낯선 사람의 침입을 예방하고 범죄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보안 서비스를 문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현관문 앞 전용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방문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살펴보고 쌍방향 음성대화로 비대면 택배를 수령하는 방법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택배 관련 문자라 하더라도 의심이 가면 택배 회사에 연락에 알아보도록 하고, 문자 클릭은 무조건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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