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블록' 성능 지속성 측정기준 마련

2022-07-22 11:25:52 게재

서울 53% 땅속으로 빗물 못 스며들어 … 도시홍수 열섬효과 억제 효과 기대

도시 물순환 체계를 망가뜨리는 불투수면 관리 강화를 위해 '투수블록' 성능 지속성 측정 기준이 마련됐다. 최근 기후변화로 위험이 가중되는 도시홍수를 막기 위해 투수블록에 대한 수요는 늘지만 해당 기능의 지속성 등을 측정할 기준이 없었다.

불투수면이란 빗물이나 눈 녹은 물 등이 지하로 스며들 수 없게 하는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등으로 포장된 도로 주차장 보도 등을 말한다. 불투수면이 증가되면 물순환 체계를 왜곡시켜 수질오염 도시침수 열섬현상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원장 김동진)은 도시홍수를 예방하기 위해 도로 포장재로 활용되는 투수블록의 물빠짐(투수) 유지율 성능을 측정하는 국가표준(KS)을 개발해 22일부터 60일간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선진국에서는 불투수면 확대를 억제하고 물순환 구조 왜곡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영향 개발과 그린빗물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투수블록은 그린빗물인프라 구축을 위한 여러 도구들 중 하나다.

빗물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우수관로를 통해 하천으로 흘려보내는 아스팔트나 시멘트바닥 등과 달리 투수블록은 빗물을 스펀지처럼 흡수해 땅으로 흘려보낸다. 블록 표면에 작은 틈(공극)이 있어 물이 투과된다.

하지만 문제는 제품 생산 초기에만 투수계수를 시험한다는 점이다. 시공 뒤에는 오염물질로 인해 공극이 막히는 등 물빠짐 성능이 저하를 예측하기 어렵다.

투수계수란 투수블록의 투수성을 평가하기 위해 규정된 측정방법에 따라 측정한 단위시간당 투수블록을 통해 물이 빠져나가는 속도를 말한다.

최근 심화하는 기후변화로 게릴라성 폭우가 늘어나는 등 도시 홍수 위험이 커짐에 따라 불투수면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신선경 국립환경과학원 환경기반연구부장은 "국가표준 제정을 통해 장마철 폭우로 인한 도시의 홍수피해를 예방하고 물 순환장애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정부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제3차 강우유출 비점오염원관리 종합대책'에 따르면 전국 불투수면적률은 7.7%(2017년 기준)로 1970년 3.0% 대비 2.6배 증가했다. 서울의 불투수면적률은 52.84%로 제일 높았고 울산광역시를 제외한 광역시는 20%를 웃돌았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불투수면적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점이다. 전국 평균 불투수율은 2017년 7.66%에서 2030년 8.83%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매년 불투수면 약 100㎢씩 증가한다는 얘기다. 이런 추세라면 2030년에는 2017년보다 불투수면이 약 1168.7㎢ 늘어난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불투수면적 증가에 따른 물순환 왜곡은 단순히 지하수 고갈 등 수질·수량적 변화만을 일으키지 않는다. 여름철 도시의 열섬현상이나 폭염발생 빈도를 증가시킨다. 미국 불투수면 모델 연구결과에 따르면 불투수율이 25% 이상 되면 수질 및 수생태 건강성이 급격히 악화된다.

김종환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친환경 안전본부장은 "친환경 제품 인증제도인 환경표지 인증기준에도 이 표준을 적용해 기업들의 우수제품 생산을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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