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주택 예산안 삭감 규탄

2022-09-01 14:00:39 게재

"주거취약층 주택예산 축소" 반발 ··· 주거·시민단체 긴급기자회견·논평

정부가 공공임대주택을 줄이는 내년 예산안을 발표하자 주거·시민단체가 규탄 논평을 내고 긴급 기자회견을 여는 등 일제히 반발했다. 

1일 빈곤사회연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참여연대희망본부 등 170여개 주거·시민단체로 구성된 '재난불평등추모행동'은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반지하 재난불평등 참사를 잊었냐"며 "윤석열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예산 대폭 삭감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 회원들은 지난달 30일 정부가 발표한 '2023 국토교통부 예산안'에 대해 "주거취약계층의 주거상향을 위해 가장 근본적인 공공임대주택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다"며 "이는 반지하 등 주거문제를 해결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뒤집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정부는 국토부 예산안을 발표하고 공공임대주택 관련 예산을 올해 22조5281억원에서 내년 16조8836억원으로 5조6445억원(25.1%)을 줄였다. 대신 분양주택(융자) 예산은 1조3955억원(341.3%), 주택구입, 전세자금(융자) 예산은 1조5250억원 증액한 11조570억원 편성안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공공임대두배로연대 주거권네트워트 재난불평등추모행동이 논평을 내고 "폭우에 사망자가 발생한 반지하 가구대책을 발표한 지 3주 만에 반지하, 쪽방 거주자의 주거 상향을 위해 최우선해야 할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소득 1~4분위)을 위한 국민임대 영구임대 다가구매입임대 전세임대 예산과 노후 공공임대주택 리모델링 예산이 2022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며 "이보다 소득이 높은 중소득층(소득 4~6분위)을 위한 행복주택 통합공공임대 공공임대융자 임대주택리츠 예산도 2022년 5조1063억원에서 2023년 4조4892억원으로 6171억원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야 모두 민생을 챙기겠다고 말만 하지 말고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필요한 주거복지 예산과 정책을 꼼꼼히 챙기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한시 도입된 공공전세사업이 내년도부터 종료됨에 따라 1조9000억원이 줄었으며 영구·국민·행복주택 감액분 1조7000억원은 지난해부터 통합공공임대주택으로 유형을 통합하며 신규 공급물량이 없어 자연적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 반지하 비극을 감안해 취약계층의 주거상향을 패키지로 지원하도록 이주비용(이사비 40만원 지원), 정착지원(이주보증금 최대 5000만원 지원) 등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재난불평등추모행동은 폭우로 희생된 이들을 위한 1주일간의 추모주간사업을 갖고 지난달 22일 서울 광화문 시민분향소에서 '주저취약계층 재난위험 근본 해결을 위한 10대 정책과제 요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정책과제는 종합부동산세법과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을 통한 재원 확보로 중앙정부의 조거복지 예산을 대폭 증액하라는 요구안이다. 또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분양전환주택, 전세임대 등 공공성이 낮은 주택을 공공임대 재고율에서 제외하고 윤석열정부 임기 내 20년 이상 장기공공임대주택 제공률을 10% 이상 확대하라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원호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국토부) 예산안에 보증금 무이자 대출과 이사비 지원 예산을 처음 반영했다고 하는데 규모도 크지 않고 이사비 지원 정책으로 갈 수 있는 곳이 공공임대주택이 아니라면 또 다른 반지하나 쪽방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반지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부가 문제 해결의 근본적인 부분인 공공임대 예산을 줄였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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