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자본시장 종사자 74.5% "회계품질 개선"

2022-10-13 11:18:26 게재

회계제도 개혁 영향 조사

'주기적 지정제' 가장 효과

"비용보다 사회적 효익 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 이후 단행된 회계제도 개혁으로 기업의 회계감사 품질이 개선됐다는 연구·조사결과가 나왔다. 회계감사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도입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가 기업들의 건전성 향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과 함께 기업과 자본시장 종사자들은 회계개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소기업 회계지원센터 문열어 ㅣ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마켓스퀘어 1층)에서 '중소기업 회계지원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지원센터에는 한국공인회계회·코스닥협·회계기준원·회계법인 등의 실무인력이 신청기업을 대상으로 회계기준 질의회신 작성 지원, 재무제표 작성 컨설팅, 감사계약 애로사항 지원 등 업무를 수행한다. 사진 금융위원회 제공


기업들이 외부감사 강화에 따른 부담 완화 목소리를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더 강하게 내고 있지만 이번 연구·조사는 제도 개혁의 정착 필요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13일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최근 발간한 '회계·세무와 감사연구'(64권 3호)에 실린 논문 '회계제도 개혁이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에는 자본시장 종사자를 포함해 기업 임직원, 회계정보 이용자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 내용이 담겼고, 응답자의 약 74.5%는 회계품질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상장기업과 비상장기업 임직원, 신용평가회사·자산운용사·은행·증권사 근무자, 회계감사인, 투자자문사 근무자 등 395명이 응답했다.

회계제도 개혁이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내용으로 진행됐으며 각 문항에 대해 1부터 7점까지 점수로 응답을 받았다. 1점은 '전혀 아니다', 4점은 '보통', 7점은 '매우 그렇다'를 의미한다. 회계품질 개선에 대해 약 74.5%가 5점 이상의 점수를 줬다. 3점 이하의 점수로 부정적 응답을 한 비율은 약 9.4%에 그쳤다.

회계개혁으로 도입된 여러 제도에 대한 효과를 묻는 질문에는 상장법인 등에 대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도입이 가장 많은 비중인 50.7%를 차지했다. 과징금 신설 및 형벌 향상(31.7%), 내부회계관리제도 실효성 강화(31.9%) 등도 높은 비중을 보였다.

회계개혁이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약 71.4%의 응답자가 5점 이상을 주면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반면, 약 10.2%는 3점 이하를 선택했다.

자본시장에 미친 구체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코리아디스카운트 감소(42.3%),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활성화(31%), 주식시장의 유동성 증가(25.5%)의 효과가 있다고 응답했다.

회계개혁으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효익과 비용을 비교하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약 68%가 사회적 효익이 비용보다 더 크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응답자의 약 73.4%는 회계정보의 신뢰성과 유용성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향후 회계개혁의 효과에 대한 전망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80.3%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논문은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회계개혁의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더라도 앞으로 그 효과가 명확해질 것이라고 생각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앞으로의 효과에 대해 부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은 약 8.3%에 불과하다"며 "회계개혁의 효과를 단기간 내에 평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며 장기간을 분석해 효과를 판단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김우진·백복현·이우종 등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들은 이번 논문에서 설문조사뿐만 아니라 감사인 지정이 감사보수와 회계투명성, 자본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여러 측면에서 분석했다. 2016년부터 2020년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제공한 전체 감사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자료누락 등의 사유로 일부를 제외한 표본 1만2342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상장예정 포함해 모든 상장법인 등에 적용)를 통해 외부감사를 받은 기업의 경우 재량적 발생액(경영자의 재량에 따라 기업이 이익을 달리 측정)이 감소하고 유동성은 증가했으며, 외국인 보유비율도 증가하고 부채비용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실기업 등에 적용되는 감사인 지정(교정적 지정)의 경우 재량적 발생액이 증가하고, 신용등급이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부채 비용 또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은 "주기적 지정제 이후에는 인증효과가 작용하는 반면, 교정적 지정군에서는 부정적인 시장반응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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