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중·저소득국 백신 자급 위한 인재 교육 실시

2022-11-18 17:17:18 게재

한국 세계보건기구 국제백신연구소, 올해 2차례 … "향후 국제기구와 협력 강화, 실습 교육 확대"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바이오 인력양성 국가로 발전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 세계 대유행 이후 국가 간 백신 불평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중·저소득국의 바이오의약품 제조 역량 구축이 시급함을 인식했다.
지난 2월 23일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단독 선정됐다.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는 중·소득국의 백신 자급화를 위해 백신·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중심 기관이다.
이후 정부는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글로벌 바이오 인력 양성 교육프로그램을 가동했다. 1차 교육은 7월 18일부터 29일, 2차 교육은 10월 31일부터 11월 18일까지 진행했다. 교육 참가자들은 알찬 교육 내용과 현장 실습 등에 만족했다. 글로벌 인력 양성 교육프로그램의 진행 과정 속으로 들어가본다.

글로벌 바이오 인력 양성 2차 교육 과정 중 그룹토론하는 교육생들. 사진 보건복지부 제공

 

우리나라가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우뚝 섰다. 지난 2월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선정된 이후 신속하게 교육 과정을 2차례 진행했다. 정부는 향후 국제기구와 협력을 강화하고 실습교육 확대하는 등 명실상부한 바이오 인재 양성 국가로 발전할 계획이다.

#. 세미아 루어루 튀니지 파스퇴르연구소 생명공학부 연구책임자는 지난 7월 제1차 교육(백신·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 기본 교육)에 이어 이번 제2차 교육에도 참여했다. 튀니지는 WHO로부터 mRNA 기술이전 수혜국 중 하나로 선정돼 백신 생산을 위한 시설과 설비 등을 지원받고 있다. 그녀는 mRNA 기술 이전을 위해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참여했다.

그녀는 "2차 교육은 1차 교육에 비해 더욱 실무 중심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돼 문제 해결을 위한 현장 적용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커리큘럼의 구성과 각 분야의 전문 교수진 확보가 훌륭했고 대한민국 제약기업의 견학도 흥미로왔다"고 말했다.

#. 2차 교육에 참여한 선데이 찰스 오라오건 나이지리아 이바단대학교 강사는 "K-BIO는 대단하고 매우 발전되어 있다. K-BIO가 본국인 나이지리아에도 확산되길 희망하며, 한국-나이지리아 두 나라의 돈독한 협력 관계로 이어져 향후 나이지리아의 바이오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교육에서 다루는 의약품 임상시험 관리기준은 실험실 연구에 있어 특히 중요한 분야이기에 참여했다.

2차 교육 참가국과 인원 지도. 사진 보건복지부 제공


중·저소득국가의 백신 불평등 해결을 위해 대한민국이 주체가 되어 백신 바이오의약품 생산 관련 인력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작한 것은 의의가 매우 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6월 기준 전세계 백신접종률은 중·저소득국은 13.5%, 선진국은 74%로 나타났다. 국가간 이동이 증가하는 가운데 선진국과 중·저소득국 간 백신 보급과 접종률 격차를 줄이지 않으면 팬데믹을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의 우수한 자원 활용 교육 성황리 진행 =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서 진행한 중·저소득국 백신 생산인력 2차교육은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18일까지 진행됐다.

32개국 백신 생산인력 187명(국내 교육생 36명)에게 '백신·바이오의약품 품질관리 기본 교육'을 실시했다. 32개국 참여자는 중·저소득국가의 백신·바이오의약품 관련 공·사기업과 정부 공공기관 재직자 위주로 구성했다.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안산 교육장에서 진행했다.

2차 교육과정 중 전남 화순 미생물실증지원센터에 견학한 교육생들. 사진 보건복지부 제공


WHO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우수한 자원을 바탕으로 교육을 진행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바이오 인력양성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며 WHO는 이를 위해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세계 민관기구들과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에는 2주간 25개국 138명을 대상으로 '백신·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정 기본교육'을 성황리에 마친 바 있다. 2차 교육도 1차 때와 같이 전과정을 성실히 이수한 교육생에게 보건복지부 장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공동명의 수료증을 수여했다.

7월 1차 교육이 백신의약품 개발 생산 허가 등 전주기에 대한 기초적인 이론교육이었다면, 2차 교육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생물안전을 비롯한 의약품 제조와 품질관리 기준, 비임상 시험관리기준 등 품질관리 분야를 중점으로 교육했다.

이런 교육을 통해 교육생들은 백신바이오 의약품 생산을 위한 설비 원자재 제조 포장 등 생산 공정 전반에 걸친 인증기준의 세부 내용을 배웠다.

또한 그룹별 사례연구, 국내 백신·바이오의약품 기업들과 관계 형성과 생산시설 현장 견학 등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국내외 참여 교육생 만족도 높아 = 교육생들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2차 교육에 참여했던 박순원 녹십자 QC팀 매니저는 면역학 관련 연구활동을 하는데 바이오 전과정을 접해보고자 이번 교육에 참여했다. 박 매니저는 16일 "품질관리 업무 분야 외 백신·바이오의약품 개발 생산관련 기타 분야들을 폭넓게 배울 수 있었다"며 "타 부서와의 업무 이해도가 높아지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등으로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희경 SK바이오사이언스 매니저는 16일 "백신·바이오의약품 규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이번 교육 과정은 타부서를 이해하고 규제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7월 LG화학 재직 연구원 자격으로 교육에 참여한 교육생은 "현업에 있지만 이렇게 다양한 국적의 백신 전문가들을 만날 기회는 흔치 않다"며 많은 국가의 다양한 전문가들과 인적 네트워크, 그리고 교육 내용을 주요 만족요인으로 꼽았다.

에베레스트 오킥푸 바이오백신 나이지리아사 매니저는 "아프리카는 백신을 생산하고 보관할 여건이 안돼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아프리카에 mRNA허브가 추진되고 있어 배운 지식을 우리의 계획에 통합하고 필요한 부분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7월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한 5점 척도 만족도 평가는 평균 4.5점으로 나타났다.

◆명실상부한 바이오 인력양성 국가로 발전 = 정부는 향후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의 교육프로그램을 더욱 내실화하고, WHO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 강화와 실습 교육을 확대하는 등 명실상부한 세계최고의 바이오 인력양성 국가로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진행하고 있는 국제백신연구소의 백신 의약품 생산공정과 품질관리 기본교육의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화하고 알차게 꾸며 교육생들의 역량을 높이고 만족도를 향상시킬 예정이다.

WHO 감염병혁신연합(CEPI) 아시아개발은행(ADB) 미주개발은행(IDB) 빌&멜린다 게이츠재단 등 국제기구와 협력을 확대해 전세계적인 그리고 지역적 수요에 맞는 프로그램도 개발한다.

특히 정부는 국내의 우수한 인프라를 활용해 교육생들의 백신의약품 생산역량을 높이기 위해 실습교육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WHO가 우리나라를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선정한 이유는 한국 기업의 백신·바이오 생산능력, 교육시설 인프라 및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 등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연간 60만리터 이상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을 가지고 있다. 이는 전세계 2위로 평가받는다. 우리나라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스푸트니크v 모더나 자이코브-디 5종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한 경험이 있고, 당시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도 진행 중이었다.

또한 우리나라는 WHO 인력양성 허브 신청을 위해 정부 주도로 국내외 기업 대학 국제기구 해외기관 등과 포괄적인 민관파트너십을 구성했다.

김현준 보건복지부 글로벌 백신허브화추진단장은 10월 31일 "대한민국이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를 운영하는 국가로서 전세계 백신의약품 생산인력을 양성해 팬데믹과 싸울 큰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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