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PEC 정상회의' 유치전 불 붙었다

2022-12-05 12:34:54 게재

2025년 11월 한국에서 개최

인천·경주·부산·제주 경쟁

2025년 11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전이 벌써부터 뜨겁다. 이미 2005년 한 차례 APEC 정상회의를 개최했던 부산시, 2005년 당시 부산시와 경쟁에서 밀려 고배를 마셨던 제주도, 그리고 우리나라 관문도시 인천, 도시 전체가 역사유적인 경북 경주까지 4개 도시가 정상회의 유치전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5일 유치전에 나선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인천시는 지난 1일 시청 앞 광장에 APEC 정상회의 유치 기원 조형물 제막식을 열었다. 유 시장은 앞서 지난 9월 싱가포르에 있는 APEC 사무국을 방문해 사무총장에게 회의 유치 의사를 전달했다. 또 최근 박 진 외교부 장관을 만나 협조를 요청했다. 이달 중 범시민유치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공항과 항만을 통해 세계와 대한민국을 가장 빠르게 연결하는 지역이고, 녹색기후기금(GCF) 등 15개 국제기구가 입주해 있는 국제도시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도 유치전에 분주하다. 이미 지난해 7월 유치의사를 표명하고 준비에 돌입했다.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가장 한국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고, 국제회의를 개최할 컨벤션·숙박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2025년 완공될 혁신원자력연구단지 현장에서 세계 정상들을 상대로 우리 원전기술을 홍보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부산시도 최근 재유치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미 유치 전략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보고서를 검토 중이다. 이 보고서에는 APEC 정상회의 재유치의 당위성을 알리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와 상승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이를 토대로 조만간 유치 준비를 총괄할 조직을 꾸리고 본격적인 유치전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페루 리마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뉴질랜드 오클랜드, 칠레 산티아고 등 APEC 정상회의를 2회 연속 유치한 도시들의 사례도 들고 나왔다.

2005년 유치전에서 부산에 밀려 고배를 마신 제주도는 2020년 'APEC 유치 추진준비단'을 구축하고 일찌감치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APEC 제주 유치 범도민추진위원회 발족 및 100만인 유치 서명운동에도 돌입했다. 또 'APEC 제주 유치 효과 분석 용역'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고 제주연구원에 의뢰를 신청한 상황이다.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 환경과 풍부한 국제회의 기반시설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유치전에 나선 지자체들은 APEC 정상회의로 생산 유발 2조원과 부가가치 창출 5536억원 등 막대한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21개국 정상과 경제·기업인, 국제기구 대표 등 4000~6000명의 해외 인사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라며 "올림픽이나 월드컵에는 못 미치겠지만 도시를 세계에 알리고 상당한 경제유발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지자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제1회 아세안·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는 1989년 11월 호주에서 미국, 일본, 뉴질랜드, 캐나다, 동남아시아 국가연합 6개국이 참여해 열렸으며 2005년 부산에서 제13차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APEC은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일본 등 21개국을 회원국으로 두고 있다.

한편 2025년 한국에서 열릴 개최도시는 내년 하반기 결정된다.

김신일 기자 · 전국종합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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