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석 교수연구팀, 아연-알루미늄 합금 이차전지 소재 개발

2022-12-06 12:34:06 게재

개발한 음극 소재의 수명 7000시간 넘어

국내 연구진이 아연-알루미늄 합금 금속전지 전해질 개발을 통해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이차전지는  전기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충전하고, 방전하는 과정에서 역반응을 통해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내보낼 수 있으며, 이러한 충방전 과정을 수백회 이상 반복할 수 있는 전기화학 셀이다. 납축전지, 니켈-카드뮴전지, 리튬이온전지 등이 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박호석 성균관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아연-알루미늄 합금 음극과 하이브리드 전해액 조합을 통해 고용량, 장수명을 가진 아연-알루미늄 합금 이차전지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대형기기에 적용 가능한 고용량·고안정성 이차전지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최근 리튬이온전지의 에너지밀도 향상의 대안으로 리튬금속전지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에너지저장 용량이 높고 매장량이 풍부한 비리튬계 금속인 알루미늄을 이용한 차세대 금속 음극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알루미늄 음극은 합성이 어려운 이온성 액체와 유기용매에서만 가역반응이 가능하며, 쉽게 부식되는 한계가 있다.   가역반응은 배터리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화학적 반응이 초기 상태로 되돌아올 수 있는 반응을 말한다.  또한 친환경적인 물을 용매로 사용하는 수계 전해질은 이온전도도가 높고 가격이 낮지만, 부동화층 형성과 수소 발생이 단점이다.

연구팀은 다양한 유기용매의 전기화학적·물리적 성질을 고려하고, 물과의 최적 조합을 찾아 알루미늄 이온 전해액을 설계한 뒤 아연 금속과 알루미늄 이온의 가역적인 합금 반응을 구현함으로써 난제를 극복했다.

실험 결과, 개발한 음극 소재의 수명이 7000시간이 넘음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 아연 알루미늄 합금 음극 중에서 가장 우수한 수명 특성으로 볼 수 있다.

더불어 25마이크로미터(μm) 이하의 얇은 아연-알루미늄 합금 음극과 10 mg/cm2의 높은 로딩양의 양극을 조합한 배터리 완전 셀(full cell)을 제작한 실험에서도 183 mAh/g의 높은 용량과 5000회 이상의 장수명 특성을 구현했다. 로딩양(mg/cm2)은 전극 단위면적당 활물질 무게를 의미한다. 로딩양이 높을수록 전지 용량은 높아진다.  배터리 완전 셀이란  음극 혹은 양극 쪽에 알루미늄 이온을 무한히 공급할 수 있는 반쪽 셀과는 달리, 양극과 음극의 용량 균형을 맞추어서 제한된 알루미늄 이온을 공급하는 실제 상용화된 배터리에 가깝게 설계된 셀이다. 

박호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아연-알루미늄 합금 음극과 하이브리드 전해액 조합을 통해서 리튬금속 전지의 문제점인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을 해결하는 동시에 에너지밀도를 높일 소재 원천 기술을 확보한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향후에는 하이브리드 전해질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통해 유기용매의 분자디자인과 조성 최적화, 배터리 셀 성능 향상을 위한 양극 최적화 등의 추가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에너지 및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표지논문으로 선정돼  9월 15일 게재 됐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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