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설계사가 바라본 내년 경기 전망

"주택가격 내년 말까지 지속 하락할 것"

2022-12-16 12:01:28 게재

가계 재무설계 핵심은 '대출상환·유동성 확보'

한국FPSB, 3307명 설문

현직 재무설계사 중 절반 이상은 내년 말까지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당분간 지속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FPSB(회장 김용환)는 이달 초 국제재무설계사(CFP)와 국내 재무설계사(AFPK) 330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주택가격 전망과 관련해 재무설계사 응답자의 55.6%는 '내년 말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하다가 하반기 회복이 시작될 것'이라는 응답은 34.0%로 나타났다. 현 수준에서 2024년까지 횡보할 것이라는 응답은 9.8%였다.

무주택자의 실거주 주택 구입시기로는 '내년 하반기'로 보는 응답이 32.4%로 가장 많았지만 2025년 이후라는 응답도 15%에 달하는 등 전망이 엇갈렸다.

재무설계사들은 내년도 가계 재무설계의 핵심을 '대출 상환'(40.2%)과 '유동성 확보'(34.4%)로 꼽았다. '가계수지 흑자 관리'(14.9%)와 '투자수익률 관리'(6.7%)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이에 대해서는 '당분간 지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70.9%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당분간은 현 수준 유지'(21.7%), '내년부터 하락 전망'(7.4%)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FPSB는 "현재 3.25%인 기준금리가 내년에 최고 4.23%까지 오른 후 하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이는 국내외 전문연구기관의 전망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 증가와 관련해 재무설계사들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이자비용이 '20~50% 정도 증가했다'(76.6%)고 답했다. '50% 이상 증가했다'는 응답도 15.1%에 달했다.

한국FPSB는 "금리인상이 부채와 부동산 가격 등 실물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분간 계획적인 가계지출 관리와 투자에 있어서 금리 등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특히 정책금융 대상이 아닌 서민가계는 전문가의 재무상담을 통해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내년이후 금융상품 투자는 단기적으로는 '금리형 상품'(64.7%) 중심의 유동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기 상승에 대비한 '주식형 상품'(61.3%)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도 활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내년에는 부동산이나 금 등 실물자산보다는 금융자산을 추천했고 미래를 대비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국제FPSB의 제휴국인 호주 FPA는 지난 9월 40세 이상 호주인 1051명을 대상으로 컨설팅업체인 마이마빈스를 통해 '재무상담의 가치' 와 관련된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재무설계사로부터 재무상담을 받는 소비자는 △안락한 노후생활에 대한 자신감 증대 (47%) △재정적 행복감(financial wellbeing) 증진 (40%) △재무적 의사결정 개선 (37%) 등 상담을 받지 않은 소비자에 비해 가계형편이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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