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안호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장

"농식품 창업기업에 540억원 투자유치"

2022-12-22 10:39:25 게재

스타트업 민간투자 연결 … 액셀러레이터 4곳 참여

냉동 컨테이너를 활용해 버섯재배로 성공한 부산의 여성 기업인. 지역 쌀을 이용해 막걸리와 청주를 만드는 경기도의 양조장도 모두 청년 농업인이었다. 이들 농식품 기업은 장기적인 투자와 기술지원이 필요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농진원)은 3년간 농식품 액셀러레이터(성장을 위한 투자와 교육 등 지원) 사업을 진행해 46개 스타트업이 540억원의 투자유치를 받을 수 있도록 후원자 역할을 했다.

안호근 한국농업기술진흥원장은 "국내 농식품 분야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 청년 스타트업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기술과 자금, 유통채널 등 농식품 스타트업이 지속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3월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명칭과 기능이 확대되면서 스마트팜과 농식품 기업 지원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같은달 취임한 안 원장은 스마트농업 확산과 가루쌀 보급 기반 마련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 중 스마트농업은 창업투자 기술지원과 밀접하게 연결해 진행되고 있다.

20일 농진원이 서울에서 개최한 '농식품 액셀러레이팅 동창회'에서 안 원장을 만나 미래 농업을 위한 농진원의 사업과 과제에 대해 물었다.

■농식품 창업지원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원사업 성과가 나오고 있나.

한국축산데이터라는 회사는 가축건강을 분석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해 2018년 농식품 육성기업으로 선정됐다. 4년간 사업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17억원의 민간유치를 성공시켰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78억원을 달성한 대표적 농식품 창업기업으로 성장했다.

농식품 기술창업 액셀러레이터 육성사업도 매년 확대되고 있다. 지난 3년간 총 86개 스타트업이 참여해 46개(53.5%) 스타트업이 540억원의 투자유치를 받았다. 올해 액셀러레이터 4개사가 함께 투자유치 사업을 진행, 참여한 스타트업이 142억원의 민간투자를 받았다. 누비랩이라는 회사는 신한자산운용 등을 통해 118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액셀러레이터 사업 주요 성과를 소개한다면

대표적 액셀러레이터인 '소풍'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운영한 '임팩트 어스'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한 스타트업 생존율은 94%에 달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고용이 각각 200%, 168% 증가했다. 임팩트 어스 참여팀 중 소풍이 직접 투자한 14곳에 25억원이 투입됐고, 전체 누적 투자유치액은 311억원 이상이다.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 조성 사업도 역점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농진원은 전국 8개 농식품벤처창업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통해 각 지역 스타트업과 네트워크를 강화해왔다. 2024년 완공 목표인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는 그린바이오 분야 스타트업과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집약단지다. 농업 부문이 향후 탄소중립과 미래 자원이 되기 위해 그린바이오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데 목적이 있다.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는 전북 익산 함열 농공단지 내 2만8000㎡ 부지에 조성된다.

■농식품 창업 기업과 스마트농업은 깊은 연관이 있어 보인다. 스마트농업 추진 현황은

스마트농업육성법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향후 농식품부 스마트농업 진흥기관을 선정해 사업을 추진할 예정인데 농진원이 그 역할을 하고자 한다. 특히 스마트농업에서 국내 농기자재 표준화 사업은 농진원이 맡아 하고 있다. 국내 4곳에 조성한 스마트팜혁신밸리 내에 실증단지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농진원 역점 사업은

쌀 문제로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쌀 생산을 줄이고 소비를 늘이기 위해서는 가루쌀 생산·보급이 확대돼야 한다. 농가에서 가루쌀 재배에 필요한 품종과 생산을 지원하고, 이를 가공해 식품으로 만드는 사업이 내년에 중점 진행될 예정이다. 스마트팜 기자재 수출도 확대된다. 현지에서 테스트베드(실증사업)가 진행되고 베트남과 카자흐스탄에 보급형 스마트팜도 준공했다. 내년도 농진원은 농산업 진흥기관으로 정체성이 더욱 선명해질 것이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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