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 '질소산화물'(NOx) 배출기준 논란

NOx 배출량(270ppm) 1위 … 독일(71ppm)의 4배 허용

2023-06-29 11:44:16 게재

오염물질 표준산소농도 13%, 해외는 10%

저감설비 SCR 설치의무대상서 제외

업계 "오염물질 저감 위해 노력 중"

질소산화물은 인간과 자연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미세먼지·산성비 원인'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만성 기관지염, 폐렴, 천식, 폐출혈, 폐수종 등 호흡기 질환의 발병원으로 꼽히는 물질이다.


시멘트 제조업은 국내 질소산화물(NOx) 배출량 1위 업종이다. 질소산화물은 온도가 높을수록 많이 배출된다. 시멘트는 1450~1500도 수준의 고온에서 만들고 있어 시멘트공장은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환경부의 2021년 굴뚝자동측정기기(TMS)의 업종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에 따르면 시멘트 제조업은 발전업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시멘트 제조업이 4만9192t톤/yr로 2위인 발전업(4만4813톤/yr)보다도 높다. 제철·제강업은 1만9335톤/yr, 석유화학제품업은 1만4444톤/yr이다.

◆해외 주요국 배출기준과 차이 커 = 문제는 시멘트공장의 질소산화물 배출기준이 해외기준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데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현재 시멘트공장 질소산화물 배출허용기준은 30분 평균 270ppm이다. 유럽연합(EU)과 독일은 1일 평균 각각 500㎎/㎥, 200㎎/㎥이다. 중국도 1시간 평균 320~400㎎/㎥이다. 일본은 1시간 평균 250~480㎎/㎥이다.

이를 한국기준으로 환산하면 EU 177ppm, 독일 71ppm, 중국 114~142ppm, 일본 182~349ppm이다. 국내 시멘트공장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최근 환경부는 배출허용기준을 240ppm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이 조차도 여전히 해외 주요국가 기준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시멘트공장의 질소산화물 먼지 염화수소 등 오염물질 표준산소농도는 13%로 설정돼 있다. 표준산소농도가 높으면 오염물질 배출농도를 감소시키는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주요 국가에서는 오염물질 표준산소농도를 10%로 적용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같은 폐기물을 처리하는 소각시설의 최대배출기준 70ppm과 비교해도 차이가 난다. 시멘트공장은 매년 폐기물 사용량이 1000만톤을 넘고 사용량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소각시설업계 관계자는 "시멘트공장은 폐기물처리시설과 다름없는데도 오염물질 배출기준은 소각업체의 4배 가까이 특혜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멘트 제조업은 굴뚝산업을 대표하는 19개 업종 1500개 기업들이 환경 오염시설 통합관리대상으로 지정돼 왔으나 그동안 유일하게 제외됐었다. 2021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후 환경부가 '환경오염시설법' 대상 업종으로 추가했다.

◆SCR 설치의무 대상서 제외 = 시멘트공장은 질소산화물을 줄이는데 SCR(선택적 촉매환원설비)장치 설치의무대상에서도 빠져있다. 환경부는 2020년 1월 시멘트공장의 질소산화물을 줄이는데 SCR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2021년에 환경부는 "시멘트공장의 노후된 미세먼지 배출시설 교체를 위해 환경정책자금 융자지원사업 3000억원을 책정하고 지원했다. 그런데 여전히 SCR 설치의무대상이 아니다.

시멘트업체들은 대부분 SNCR(선택적비 촉매환원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SNCR은 질소산화물 제거 효율이 30~70%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SCR은 90%의 효율을 보인다. 질소산화물 저감 한계도 SNCR(50~80ppm)이 SCR(20~40ppm)보다 두배 가량 낮다.

김삼수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정책실장은 "시멘트공장의 질소산화물 최대배출기준을 강화하고 SCR 설치의무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멘트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소각로는 700~800도를 유지해도 되는 반면 시멘트공장은 1500도를 유지해야 한다"며 "소각로와 똑같은 기준을 맞추라는 건 시멘트를 생산하지 말라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시멘트업계는 통합환경관리 대상업종 편입에 따른 허가기준 강화와 배출허용총량 축소에 따라 2027년까지 질소산화물을 100ppm 이하 수준으로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CR 도입에 대해서는 "SCR 등 새로운 기술을 과감히 도입하기 위해 설비투자와 신기술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생산설비 밀집으로 인한 설치공간 확보가 어렵고 수백억원의 시설투자비가 소요돼 재정마련에도 고충이 따른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시멘트공장 NOx 배출규제 허술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김형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