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납품 방해" 공정위에 올리브영 신고
"쿠팡에 납품하면 거래중단 압박" 주장
영역경계 무너진 유통업계간 '힘겨루기'
대형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이 국내 헬스앤뷰티(H&B) 1위 업체인 CJ올리브영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올리브영이 2019년부터 쿠팡의 뷰티시장 진출을 막기 위해 업체의 납품을 방해했다는 게 쿠팡 주장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올리브영을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올리브영이 쿠팡을 경쟁 상대로 여겨 영세한 중소 뷰티업체들이 쿠팡에 물건을 납품하지 못하게 막아왔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납품업자가 다른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하는 '배타적 거래 강요 행위'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소지가 크다"고 했다. 대규모 유통업법 13조는 유통업체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납품업자가 다른 유통업체와 거래하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시장지배적 지위 악용" = 올리브영은 국내 H&B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중소 납품업체들로 최대 납품처인 올리브영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쿠팡 측은 밝혔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 납품 계획을 알린 화장품 업체가 올리브영으로부터 거래 중단 통보를 받거나 올리브영이 '쿠팡 납품 금지 제품군'을 지정한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J올리브영 측은 "다른 유통채널에 협력사 입점을 제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미 올리브영은 GS리테일의 '랄라블라', 롯데쇼핑이 운영하던 '롭스' 등 H&B 경쟁업체에 대한 납품을 방해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올해 하반기 심의에서 올리브영의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유통업체 갈등 불러온 빅블러 = 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2조7775조원을 기록하는 등 업계 최대 기업이다. 온라인 매출 비중은 2018년 8%에서 2022년 25%까지 성장했다. 올리브영의 공세에 랄라블라는 실적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H&B 시장에서 철수했고, 롭스도 100여개에 이르던 가두점을 모두 정리하고 현재는 롯데마트 내에 '숍인숍' 형태의 12개 매장만 운영 중이다.
최근 유통업계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빅블러'가 일반화됐기 때문이다.
빅블러는 사회경제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에 존재하던 영역간 경계가 뒤섞이는 현상을 말한다. 첨단 기술의 발전과 사회 환경의 변화 등이 이 현상을 촉진시켰다.
유통업계 역시 업종간 선보이는 서비스와 상품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각 사업자가 취급 카테고리를 넓히며 사업을 확장하다 보니 '영역 다툼'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커머스 업체 1위인 쿠팡과 국내 H&B 시장 1위인 CJ올리브영의 '정면 대결'이 필연적인 이유다. 지난해 말부터 패션 커머스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네이버와 버티컬 커머스로 성장한 무신사와의 '물밑 갈등'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이커머스 업계의 신흥강자로 부상한 쿠팡과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을 쏟는 CJ올리브영 간 '힘 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쿠팡은 최근 럭셔리 뷰티 브랜드 전용관 '로켓럭셔리'를 오픈하고 중소기업 제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획전을 하는 등 뷰티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CJ올리브영은 쿠팡의 로켓배송을 겨냥해 2018년 온라인몰에서 주문받은 제품을 최장 3시간 안에 고객에게 배송하는 '오늘드림' 서비스를 출시한 이래 꾸준히 온라인 서비스 영역을 확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