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읽는 정치 | 승자의 뇌
권력욕이 부른 '반론 없는 국무회의'
2013-08-16 11:11:03 게재
'승자의 뇌'는 두 가지의 사례를 정치에 대입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강력한 드라이브와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소극적인 태도가 비교대상에 올랐다.
블레어는 북아일랜드의 평화정착, 시에라리온 반군 진압, 코소보 사태 개입 등을 거치면서 강력한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통해 자극받았다. 그는 국무회의에서의 반론을 묵살했다. 측근에 의한 '소파정치'에 빠졌다. 나폴레옹과 히틀러 역시 러시아를 침공하면서 퇴로작전이나 방한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는 무모함을 보였다. 작은 성공으로 얻은 과도한 자신감은 불타는 권력욕을 자극하면서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었다.
빌 클린턴은 소말리아와 아이티에서 굴욕을 당했다. 의료보험 개혁안도, 상하원 장악도 실패했다. 르완다의 인종청소를 바라만 보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클린턴은 이라크 전쟁을 놓고 머뭇거렸다. 반면 블레어는 자신이 세계의 지도자인양 클린턴의 뒤를 이은 부시 대통령과 손잡고 이라크 전쟁에 발을 담갔다.
저자 이안 로버트슨은 "세상에서 가장 큰 위험들 가운데 하나는 권력욕이 강한 지도자가 한 차례 승리를 거둔 뒤에 그의 혈액에 분출하는 테스토스테론 때문에 발생한다"면서 "산악인이 보다 높고 보다 위험한 코스를 찾는 것처럼 권력을 추구하는 정치인은 승리가 촉발해줄 화학적 도취 상태를 열망한다"고 지적했다.
한때 풍미했고 여전히 꿈틀거리고 있는 최대재벌의 총수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테스토스테론'에 의해 지배받고 있는 '권력자'들로 지목됐다.
민주주의와 의견의 다양성이 권력욕의 부작용을 차단할 약이다. 로버트슨은 "강한 권력욕을 가진 정치지도자는 제도적으로 설정된 내각이나 위원회 조직을 물리치고 소규모 핵심조직을 통해서 정부를 운영하려 드는 경향이 있다"면서 "권력욕이 강한 지도자가 혐오해 마지않는 의견의 다양성이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결정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알에이치코리아
이안 로버트슨 지음
이경식 옮김
1만5000원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박준규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