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알바'라더니 마약 운반

2023-09-19 11:11:43 게재

경찰, 필로폰 5.8kg 밀반입 일당 검거

해외에서 대량의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고액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 뒤 운반책으로 활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필로폰 5.8kg을 국내에 밀반입한 유통총책 등 8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하고 이중 4명을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이 이들의 은신처를 급습하는 과정에서 필로폰 1.2kg과 다른 향정신성의약품인 엑스터시 20정이 있는 것도 확인했다. 경찰이 압수한 필로폰은 시가로 40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4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다.

경찰 수사 결과 필리핀에 있는 '블루'라는 마약상이 건당 50만~100만원의 비용을 제시하며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했다.

필로폰은 식물 씨앗 등으로 포장된 뒤 500~800g으로 나뉘어 아르바이트생의 배낭에 담긴 후 기내 휴대 수화물로 국내에 들어왔다. 운반책은 '블루'가 알려준 장소에 봉투를 배달하고 수수료를 받았다.

국내에서 이를 받은 유통총책 A씨는 도매상 역할을 하면서 다른 유통책들에게 필로폰을 나눠 공급하기 시작했다. 아르바이트생들이 놓고 간 필로폰을 수거한 A씨는 다시 블루가 지정한 장소에 필로폰을 옮겨 놓았고, 다른 국내 유통책들이 필로폰을 수거한 뒤 판매했다.

첩보를 확인한 경찰은 A씨와 아르바이트 운반책 B씨 등 유통책과 매수자, 투약자 등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공항세관 등이 기내 휴대 수화물 검색 강화를 요청하고, 고액 아르바이트 미끼로 마약사범이 양산되는 일이 없도록 홍보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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