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역사박물관, 현대사 왜곡 논란

2012-10-09 12:26:49 게재

"6·15 남북정상회담, 김대중대통령 노벨상 수상은 빠져"

대한민국 현대사를 기록하는 현대사박물관이 현대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김한길(민주통합당) 의원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전시주제 설명 기초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본의 역사왜곡 뺨치는 왜곡이 벌어지고 있다"며 "국민의 공분을 부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역대 대통령 10인 가운데 단순히 이름이 거명되는 횟수만 비교해 보면 이승만 대통령이 28회, 박정희 대통령으로 24번 언급된 반면, 나머지 8인의 대통령 이름이 언급된 횟수는 모두 합쳐도 19번으로 박 대통령 1인에 미치지 못한다"며 "직전 대통령인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남북한 정상이 만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통일을 위한 남북간의 의지를 담은 6·15 남북정상회담 선언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언급이 단 한마디도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김대중대통령의 노벨평화상은 단지 한 개인의 영광이 아니고, 한반도 평화가 세계평화에 매우 중요하게 기여하는 것이라는 세계사적 평가에 따른 것임에도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해서도 한마디 언급이 없다"고 덧붙였다.

5·16군사정변을 정당화하는 내용도 지적됐다. 김 의원은 "5·16군사정변에 대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무능력을 드러낸 장면정부는 출범 8개월만에 1961년 5·16군사정변에 의해 몰락했고, 이후 박정희가 대통령선거에서 이김으로써 5·16군사정변을 정당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기술했다"며 "5·16군사정변이 장면 정부의 경제적 무능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결과적으로는 선거를 통해 정당화된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벌어진 인혁당 사건에 대해서도 8명이 사형을 선고받았다고만 기술하고 있고, 사법살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김 의원은 "이는 심각한 역사왜곡이자, 권력에 대한 아부"라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에서 콜 총리가 1982년 추진한 현대사박물관이 10년간의 치열한 토론과 합의를 거쳐 1994년에 가서야 '독일연방공화국 역사의 집'으로 완성됐다"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개관을 당장 연기하고 지금부터 치열한 논쟁과 검증을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올 11월 개관예정이다.

최광식 문화부장관은 "현대사박물관의 컨텐츠는 건립 추진위원회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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