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식
단원고 상징하는 책상 자리 비워 희생자 추모
세월호 추모 분위기에 도서관계가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용자들도 이에 호응하는 모양새다.
용인 수지 느티나무도서관에서는 '기억의 자리 아이들의 교실'이라는 주제로 세월호 추모 전시가 개최됐다. 세월호를기억하는용인시민모임이 2월 23일부터 3월 12일까지 단원고 10개 반을 상징하는 책상 10개에, 시민을 상징하는 책상 1개를 더해 11개의 책상을 전시했다.
느티나무도서관에서 '기억의 자리 아이들의 교실' 전시를 시작하기 전에는 이던책나무도서관 작은씨앗도서관 이우학교 등 마음을 같이 하는 10개의 기관에서 단원고 1개 반을 상징하는 책상 1개씩을 전시해 왔다. 그러다 느티나무도서관에서 10개의 책상들이 모이게 됐다.
이 책상에는 희생학생들의 사진과 좋아하는 음식 등과 함께 수첩이 놓였다. 전시를 보고 세월호 추모의 마음을 나누려는 이용자들은 수첩에 저마다의 글귀를 남길 수 있었다.
느티나무도서관은 전시 첫 날, 작은 음악회를 열어 수첩에 적힌 편지를 낭독하고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교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이 외에도 느티나무도서관은 세월호 관련 스크랩과 책 등을 모아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비치하고 있다.
충남 홍성 홍동밝맑도서관은 도서관주간 행사로 오는 12일부터 '4.16 세월호참사 2주기 기억과 기록 그리고…' 특별전시를 개최한다. 특히 14일에는 '필사와 낭독의 시간: 함께 쓰는 노란공책' 이라는 주제로 세월호 참사 관련 글을 같이 읽고 적고 낭송하는 시간을 갖는다.
전국 작은도서관들은 어린이와 작은도서관협회를 중심으로 세월호 기획 '작은도서관 사람들이 기억하는 방식: 자리'를 진행한다. 도서관 열람좌석 가운데 자리 1개를 비워 세월호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기억하는 '기억의 자리'라고 명명하는 것.
각 작은도서관들은 이 자리에 세월호를 기억하는 종이배를 접어두고 별도의 행사를 기획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세월호를 기억할 계획이다. 세월호 기획 '자리'는 각 작은도서관에서 오는 16일부터 5월 15일까지 본격적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달팽이미디어도서관 마하어린이도서관 등 이미 행사를 시작한 작은도서관들도 있다. 어린이와 작은도서관협회는 100개의 작은도서관들과 함께 마음을 모을 계획이다.
서울도서관에 마련된 추모관에는 세월호 2주기를 맞아 이용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도서관 추모관은 2014년 서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가 철거된 이후 조성됐다. 지역대표도서관인 서울도서관이 기록문화관이자 아카이브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느티나무도서관 관계자는 "1층 열람실의 책꽂이를 다 치우고 책상 전시를 진행했다"면서 "이용자들이 책상에 앉아 수첩을 들춰보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월호를 기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 세월호 2주기, 관련 책 판매부수 대폭 증가
- [두번째 4월,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아직도 세월호냐고요? 이제부터 시작이죠"
- "잊지 말아요 4·16" 세월호 2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