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과 촛불민심의 소망은 민주주의"

2017-01-16 11:25:39 게재

박종철 열사 30주기

"30년 전 박종철 열사가 고문에 죽어가며 절규했던 바람과 30년 후 광화문 촛불민심의 소망은 같다. 한 마디로 '민주주의를 완성하자'다."

박종철 열사 30주기 국민대회 1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종철 열사 30주기 국민대회에서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14일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모란공원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30주기 추모 묘소 참배에 참석한 이종명(54·대전 둔산동) 변호사의 말이다. 이 변호사는 서울대 재학 시절 박 열사와 같이 학생운동을 하던 때를 회고하며 "1987년과 2017년 대한민국 국민의 요구는 민주주의 부활"이라고 말했다.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와 서울대민주동문회 서울대총학생회 주최로 열린 이날 추모식에는 박종철 열사 친형 박종부씨와 친구 선후배,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150여명이 참석했다.

오후 2시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 마당(현 경찰청 인권센터)에서 30주기 추모제에서 만난 박 열사의 대학 후배인 손모(23)씨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정치 무관심을 버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사회가 되는 것이 박종철 선배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세웅 신부(6월민주항쟁30주년사업추진위원회 상임공동대표)는 추모사에서 "30년 전 바로 오늘, 이곳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경찰의 물고문으로 박종철 열사가 사망했다"며 "22살의 청년 박종철과 이한열 열사 두 분의 희생이 6월 항쟁의 불꽃이었듯이 이제는 두 열사가 광화문의 촛불, 횃불이 되어 박근혜를 탄핵, 단죄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추모열기는 서울 광화문 촛불광장으로도 이어졌다.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주변에는 민주열사 박종철 30주기 추모 전시회와 함께 추모제단이 마련됐다. 촛불 시민들은 30년 전 박종철 열사의 죽음이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됐다는 영상물을 지켜보며 큰 관심을 보였다.

11살, 5살 남매와 함께 추모제단에 헌화한 용혜원(여·42·주부)씨는 "애들 키우는 엄마로서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정말 이건 아닌 것 같다"며 "박종철 열사 죽었을 때나 지금이나 바뀐 게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 박종철 열사는 1987년 1월 14일 서울 남영동의 옛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수배 중인 대학선배의 소재를 말하지 않는다고 경찰의 잔혹한 폭행과 전기고문, 물고문 끝에 숨졌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며 거짓사인을 발표했다가 사체를 검안한 의사의 양심선언에 의해 고문치사사건의 은폐조작이 드러났다. 이에 분노한 시민들은 '종철이를 살려내라' '고문철폐·민주쟁취·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며 거리로 뛰쳐나왔고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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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기자 jp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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