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면택 워싱턴 특파원 현장보고

북 압박카드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미 의회

2017-04-03 11:36:39 게재

북한의 핵·미사일 도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트럼프행정부의 새 대북정책이나 외교안보팀 진용이 갖춰지지 않아 효과적인 대응이 힘든 시기를 고려한 듯 미국 의회가 역할 분담을 자처하고 나섰다.

북한이 6차 핵실험과 ICBM(대륙간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를 단행할 징후를 보이자 미국의회가 전방위 제재, 테러지원국 재지정, 사드 배치 등을 담은 3건의 대북조치들을 이례적으로 속전속결로 처리해 맞대응하고 나섰다.

하원 전방위 제재, 테러국 재지정 등 속전속결

미 하원 외교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전방위 제재, 테러지원국 재지정, ICBM 개발 규탄과 사드배치, 중국의 보복 중단 등을 담고 있는 2건의 대북법안들과 1건의 결의안을 한꺼번에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하원 외교위원회가 이날 신속 처리한 대북조치들은 에드 로이스(공화·캘리포니아) 위원장이 발의한 대북 차단및 제재 현대화법(H.R.1644), 테드 포(공화·텍사스)의원이 주도한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법안(H.R. 479), 조윌슨(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의원이 발의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규탄결의안(H.Res.92)이다.

로이스 위원장과 엘리옷 엥겔 민주당 간사 등 양당 지도부 10명이 공동 발의한 대북차단 및 제재 현대화 법안은 '북한돈줄을 완벽하게 차단하기 위해 원유와 석유제품의 판매 및 이전금지, 북한 국외 노동자 고용 외국기업 직접 제재, 도박·음란 인터넷 사이트를 포함한 북한의 온라인 상업행위 차단, 외국 은행의 북한 금융기관 대리계좌 보유 금지, 북한에 대한 전화·전신·통신 서비스 제공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유엔제재에서 빠져 있는 중국의 대북 석유공급, 북한 노동자들의 해외 취업과 임금송금 등 김정은정권의 돈줄과 생명줄까지 틀어막겠다는 초강경 조치들이다.

테러지원국 재지정 법안은 2008년 제외된 북한을 미국의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최근 '김정남 VX 암살사건'을 테러지원국 재지정의 한 사유로 추가했다.

대북규탄결의안은 북한의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규탄하는 동시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사드)의 조속한 한반도 배치를 촉구하고 중국의 사드보복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공화, 민주 양당에서 116명이 서명했다.

미 상원에서는 북한에 대한 전면 경제봉쇄 조치를 전 세계 차원에서 취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상원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위원장인 공화당의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은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북한에 대한 전면적이고 완전한 경제 엠바고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드너 상원의원은 "지금은 중국을 포함하는 세계 각국이 북한으로부터는 어떤 물건도 사지 말고 한 푼도 보내지 않는 전면 경제 엠바고, 금수조치를 논의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경제 엠바고를 통해 김정은 정권을 전세계로부터 완전히 격리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원 '북한에 대한 전면 경제봉쇄' 요구

코리 가드너 상원동아태소위 위원장은 이와는 별도로 공화당 동료 상원의원들과 함께 대북제재를 주관하고 있는 스티븐 므누친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 김정은정권의 핵·미사일 위협을 저지하기 위해 중국의 조력자들까지 단속하라는 10대 조치사항들을 시행해줄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에게 보낸 서한에 서명한 상원의원들은 대선주자들이었던 마르코 루비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톰 틸러스, 팻 투미, 데이비드 퍼듀 상원의원 등 6명이다. 이들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트럼프행정부가 모든 북한은행들을 미국의 제재리스트에 올려 완전히 국제금융망에서 퇴출시키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미 재무부 예산과 인원을 대폭 늘려 북한 돈세탁, 중국 조력자들을 가능한 빠른 시일내 포착하고 공개한 후에 제재와 세컨더리 제재, 벌금 등을 부과해 북한 정권 돈줄을 막는 동시에 중국의 은밀한 북한 지원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방상원도 하원과 비슷한 강경한 압박조치들을 법제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행정부는 이미 연방상하원의원들이 촉구하고 있는 대북, 대중국 압박조치들을 채택하고 있으며 의회는 다음번 카드를 미리 준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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