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줄었지만, 부적응학생 증가"

2017-06-26 10:15:20 게재

사회양극화, 학교로 유입

심리치유체험형 교육 필요

학교폭력은 줄어들었지만 '학교부적응' 학생들은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회 양극화 현상이 그대로 학교로 유입되면서 게임중독, 흡연, 우울증 등 다양한 형태의 학교 부적응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 지난해 4만 7070명이 학업을 중단하고 학교를 떠났다. 이중 질병·해외출국을 제외한, 가사나 학업, 대인관계 등 학교부적응으로 인한 학업 중단자는 2만4959명에 달한다. 학업중단자는 대부분 사회에 유입, 그림자 같은 존재로 살아간다.

특히, 학교폭력의 2차 원인이 되는 가정폭력에 대해서는 정확한 실태파악조차 안 되고 있다. 가정폭력 관련 업무가 법무부 여가부 안행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지자체 등으로 흩어져 있어 한눈에 들여다볼 수도, 관리가 안되는 것도 이유다. 관련부처는 대안 마련을 위한 회의조차 제대로 열지 못하는 실정이다.

때문에 아이들은 자신의 고충이나 진로, 친구관계, 가정상황을 터놓고 이야기 할 곳이 없다. 학교 안에 상담교사가 있지만, 깊이 있는 상담은 쉽지 않다. 본인의 처지가 쉽게 노출되거나, 교사가 아이들을 기피하기 때문이라는 게 일선 교사들의 증언이다.

교육부는 부적응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고 '탈학교화'를 막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숫자나 데이터 파악에만 집중하는 교육부, 학교폭력이나 학업중단 감소 실적에만 집중하는 시도교육청 관점과 정책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안학교의 문제점도 속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학생 한 명 한 명에 맞는 '모두를 위한 교육'과 '교육은 국가책임'을 강조했다. 공교육 정상화와 소외된 학생이 없도록 계층간 사다리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 교사들은 문 대통령 공약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당장 이들을 돌볼 교사나 상담사의 역할을 높일 양성과정이 없거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고교의 경우 '밑자락 깔러 다니는' 30%에 대한 배려나 맞춤형 교육은 없다. 최근 대구교육청은 그림자 취급을 받는 30%를 구제할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어 전국 시도교육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사연수와 학생 맞춤형 정책을 지역사회 기업과 대학과 손잡고 풀어나가고 있다.

상담 교사들은 "미성년자인 학생들은 얼마든지 교화가 가능하고 환경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존재"라며 "이론이나 칠판 수업이 아닌 현장 체험형 교육과정이 절실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부적응 학생들을 '괴물'로 만드는 것도 학교이고 교육이라고 지적한다.

충북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폭력 가피해자 숫자는 줄었다고 하지만, 폭력의 형태는 더 잔혹하고 음성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사회양극화로 결손가정이 늘고 학교에서 소외된 아이들이 쉽게 게임 중독이나 성폭력 절도 등 청소년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여주기식 정책 생산과 표나 숫자에만 집중하지 말고 심리치유와 체험형 교육과정을 학교안팎에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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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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