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불안에도 국회 '파행'

2017-09-05 11:23:52 게재

한국당 이틀째 장외투쟁

여당 "나쁠 것 없다" 방관

북한의 6차 핵실험 강행으로 국민불안이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국회는 뒷짐을 지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김장겸 MBC사장의 체포영장 발부를 문제 삼아 장외로 나갔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골치 아픈 한국당이 나가면 나쁠 게 없다"며 방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정기국회 이틀째인 5일 고용노동부,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정부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한국당은 4일 '대북 규탄 결의안' 채택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한국당의 국회 의사일정 거부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처리도 불발됐다. 한국당은 5일 예정됐던 교섭단체 대표연설도 거부했다.

국민의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이 며칠 만에 들어올 것이라는 전제를 두고 김이수 소장 임명안 처리를 미뤄놨다"면서 "제1야당이 없는 상황에서 국회 일정을 진행하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여당은 한국당 없는 국회 의사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우리당 입장에서는 사사건건 발목잡고 트집 잡는 자유한국당 없이 국민의당, 바른정당과 국회를 운영해나가는 게 훨씬 낫다"면서 "한국당이 추석 이후까지 밖에 계속 있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핵문제로 국제사회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장외로 겉도는 제1야당이나 이를 수수방관하는 여당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보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여 국회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거나 다른 의견이 나오는 것을 차단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 안에서 토론하고 논쟁해야 할 사안을 갖고 제1야당이 장외로 나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이 낮은 지지율로 더 이상 떨어질 게 없다는 판단 아래 추석민심, 지지층 결집만을 정략적으로 활용하려는 건 의회민주주의에 적합하지 않으며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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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이재걸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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