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표정책 │'엔젤공방(지역일자리정책)'

청년창업·도시재생 두마리 토끼 잡는다

2018-03-14 10:21:59 게재

'찻집거리'가 청년점포로

동네사랑방 역할도 톡톡

"회사 다닐 때 온라인 쇼핑몰 업무를 담당했는데 2년 전 그만두면서 쇼핑몰을 해볼까 생각했어요. 전부터 취미로 향초나 방향제를 만들고 벼룩시장이나 축제때 팔았거든요."

이은진(34·천호동)씨는 "강동구에서 청년들이 공방을 열도록 지원해준다는 소식을 듣고는 '좋아하는 일을 공방에서 해볼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더 오브센트 이은'이 태어났다. '모든 물체에 향기를 입힌다'는 의미를 담은 작은 가게다.

강동구 성안로 일대에는 '이은'을 포함해 청년들이 운영하는 9개 점포가 들어서있다. '마음씨 좋은 조력자'와 함께 '물건을 만드는 곳' 즉 '엔젤공방'이다. 아이디어와 기술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청년 창업자에 임대보증금과 실내장식 비용, 월세 50%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6년 가죽제품을 만들고 관련 교육을 하는 '코이로'를 시작으로 올 1월 파이 케이크 등을 만들어 파는 '알라망'까지 9호점까지 생겼다. 이달이면 10호점이 문을 연다. 이은진 대표는 "처음에는 공방 위치나 규모 등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다"면서도 "옆 공방과 함께 하니 상승효과가 있고 강동구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 작은 점포라기보다 큰 공동체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청년 점포는 청년층 자립을 돕고 골목상권을 살아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공방 인근에 카페며 빵집 등이 속속 들어서 골목이 활기를 띤다. 주민들은 무엇보다 달라진 거리 풍경에 반색한다. 엔젤공방이 들어선 성안로 일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변종카페가 난립, '유해업소 거리'로 인식돼왔기 때문이다. 이른바 찻집 거리가 젊음과 예술이 공존하는 문화의 거리로 바뀌었다. 실제 10여년 전만 해도 90개에 달했던 변종업소는 19개로 대폭 줄었다. 강동구 관계자는 "단순한 청년 창업지원을 넘어 도시재생까지 두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라며 "지역 일자리정책의 성공적인 형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의 지원을 받는 청년들은 거리에 활력을 더한 공방을 응원하는 주민들과 성과를 공유한다. 성내도서관과 연계해 주민들을 위한 문화강좌를 여는가 하면 주민과 아이들에 공간을 개방해 동네사랑방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강동구 관계자는 "변종업소 거리를 정비해 청년이 꿈을 지원하는 공방을 조성해 도시를 살리는 의미있는 사업"이라며 "올해 엔젤공방을 15호점까지 확대하고 2020년까지 엔젤공방 허브센터를 조성해 더 체계적으로 청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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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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