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을 관람객에서 무대 주인공으로

2018-05-02 11:15:45 게재

생활문화활성화 지원 사업

장벽 낮추고 전문가 지원

"동아리들에게는 고리 같은 센터의 존재가 얼마나 절실한지 모릅니다. 지하철역에 위치해 있어 서울 전역에 흩어져 있는 회원들이 모이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고리' 생활문화지원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 고리센터 제공


신도림역 생활예술공간 '고리'에서 색연필화 동아리 '컬러링'을 운영하는 장민수(40) 대표는 "저렴하고 좋은 시설을 갖춘 센터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동아리 활동이 활성화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씨가 말하는 센터의 역할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컬러링은 센터에서 모임을 갖는 다른 동아리들과 색다른 협업을 시도했다. 연극 동아리와는 그림 그리기와 연극이 한 무대에서 이뤄지는 이색 공연을 가졌다. 음악 동아리와는 박자에 맞춰 그림을 그리는 공연을 구상 중이다. 장씨는 "이처럼 새로운 시도가 가능했던 건 다양한 동아리가 한 곳에 모여 연습·공연을 하며 일상적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고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생활문화활성화사업을 통해 시민 동아리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는 시민들이 지역과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는 '생활문화도시, 서울'을 만든다는 목표로 시민 동아리 활동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갈수록 높아지는 동아리 활동 수준에 부응하고 체계적 지원을 위해 동아리들 간 네트워크도 구축 중이다. 문화·예술 활동을 원하는 시민이면 누구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동아리 참여 방식과 경로를 다양화하는 일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시의 생활문화활성화사업은 지난해부터 대폭 확대됐다. 18개 자치구와 함께 2000여개 동아리를 발굴했고 이중 544개 동아리가 참여하는 지역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동아리 활동을 직접 지원하고 민과 관 사이를 연결할 생활문화 매개인력도 선발했다.

서울시가 생활문화활성화 사업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는 생활문화지원센터의 확충이다. 센터를 통해 연습공간, 장비 및 정보 등이 안정적으로 제공되면 시민들이 보다 편안한 환경에서 동아리 활동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 동아리인 시민필의 갈증을 해소한 것도, 동아리들의 꿈인 전시회를 수시로 열 수 있게 된 것도 체부동, 고리 등 생활문화지원센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거점형 2곳, 생활권형 7곳, 디딤형 43곳 등 52곳의 센터를 신설, 또는 지정했고 올해도 20여개를 늘릴 계획이다. 시 문화정책과 관계자는 "시민과 마을 단위로 자발적인 문화예술 활동이 증가하고 소극적 관람에서 직접 참여로 시민의 문화예술 향유 형태가 변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객석의 관람자에서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생활문화활성화 사업을 통해 지원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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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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