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정주 노원구 생활문화매개자

"예술과 시민, 우리가 연결해요"

2018-05-02 11:16:57 게재

예산, 전문인력 아쉬워

"숨어 있는 동아리를 발굴, 활성화를 돕고 민과 관의 중간에서 시민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며 '문화도시, 서울'을 만드는 일을 맨 앞에서 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김정주(43) 서울 노원구 생활문화매재자는 피아노를 전공한 전문 연주자. 합창단 등 각종 공연에서 반주자로 활동하면서 노원구 동아리를 지원한다. 서울시가 올해 개별로 활동하는 동아리들을 지원하기 위해 선발한 생활문화매개자 70여명 중 한명이다.

집인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노원구까지 오가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빠듯한 활동비, 길에서 쓰는 시간이 많음에도 김씨가 생활문화매개자 활동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보람' 때문이다.

김씨는 "4개 하모니카 동아리가 연합해서 만든 '라시 하모니카'라는 연합 동아리가 있는데 그 중 한 팀이 시각장애인 팀"이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모니카로 하나가 돼 만들어내는 화음은 공연을 기획하고 도운 저까지 감동시켰다"고 말했다.

동아리 회원들의 자발성은 김씨가 매개자로 활동하는데 또다른 힘이 된다. 올해 시 예산 집행 시점이 늦어지면서 노원구 동아리들의 잔치인 노원드림네트워크 파티 준비가 차질을 빚었다. 동아리 회원들은 예산 부족을 탓하며 팔짱을 끼고 있지 않았고 오히려 저마다 솔선수범해 파티를 준비했고 전시도 열었다.

아쉬운 점이 없진 않다. 시의 생활문화활성화 사업이 끝나면 매개자들에 대한 활동비 지원은 중단된다. 노원구에만 독서·청소년 동아리를 제외하고 297개의 동아리가 있다. 2명의 생활문화매개자가 감당하기엔 너무 많은 숫자다. 더구나 사업 종료와 함께 지원비마저 끊기면 동아리 지원 활동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김씨는 "실예산 확충과 함께 매개자를 늘리고 전문성을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요즘 다문화 가족 동아리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공공기관과 시민들 인식 저변에 깔려 있는 편견 이 걸림돌이다. 김씨는 "공공이 지원을 늘리고 인식을 전환하면 더 많은 시민들이 예술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다양한 곳에서 공동체가 살아나는 힘으로 연결될 수 있다"면서 "더 많은 이들의 일상에서 예술을 경험하고 더 많은 시민이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지원 폭과 대상이 확대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동아리, 시민 문화활동 '고리' 되다
시민을 관람객에서 무대 주인공으로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이제형 기자 기사 더보기